지난달 28일, 아마 아직도 많은 분들이 기억하고 계시겠지요. 국가선포를 준비하던 저희 세력은 XL게임즈의 버그로 인해 국선도중 중도 포기하게 된 일이 있었습니다. 이곳 열게에 속상한 마음에 하소연을 해 보았는데 생각보다 정말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 리고 많은 분들의 관심과 격려 덕분에 xl게임즈에서 공식적인 사과문을 올리고 저희는 다시한번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사실 공지가 올라오기 전 이미 접은 인원도 다수였고, 애초에 서대륙 1개 원정대, 동대륙 1개 원정대의 연합이었던 저희는 인원이 많은 편이 아니라 그냥 접어두고 다들 떠날까 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만 그래도 많은 분들의 도움을 얻은 만큼 다시 한번 도전하는게 도리에 맞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저희는 남은 인원들끼리 심기일전하여 수차례의 시뮬레이션, 계획검토.. 도중에 그만둘까 수없이 고민했지만 그래도 마지막으로 어떻게 됐든 해보기나하자며 서로 다독여 오늘까지 왔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어제 국가선포 퀘스트를 진행했습니다.
태양의 들녘에 있는 궁전에서 깃발을 만들어, 적세력을 따돌리고 황금의 폐허에 무사히 전달하기까지 한 줄로 정리되는 과정이 저희에게는 한순간 한순간이 고비였네요. 다행히 모든 일련의 과정을 마무리 했습니다. 저희는 국선의 마지막 과정인 서대륙의 대장군 벨리사리우스를 잡을 예정이였으므로 동대륙에 남은 소수의 인원을 제외하고 해적으로 넘어가 딜을 돕기로 했고, 나머지 동대륙에서는 비 연합인원분들을 영주의 주화3개를 제공하는 대가로 딜을 도와달라고 하여 1공대 이상의, 나름 많은 인원이 모였습니다. 합쳐본다면 2공대 정도의 인원이었지요. 하지만 모두 소용이 없는 짓이라는걸 깨닫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공홈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오늘 오전에 공지가 떴습니다. '대장군 벨리사리우스 npc공략 불가 버그'에 관하여서요. 아키에이지는 또 다시 버그로 발목이 잡혀버렸네요. 갑자기 어느 시점부터 딜이 들어가지 않더니 전멸페이즈 이후로는 거리가 2만7천이상이 찍혀 딜링이 불가능하더군요. 정말 막막한 상황에서 누이도 찍어보고, 포탈도 타보고, 다른 지역포탈도 타보고.. 자폭날틀도 박아보고 그밟도 타보고.. 저희가 해볼 수 있는건 다 해본 것 같네요. 이런 상황에 직면하니 분노에 앞서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마지막에 화려하게 불태워 보고 싶었던 저희의 마지막 바램이 적대세력에게 깃발을 빼앗겨서도, 꼬장을 당해서도 아닌 단순 버그에 다시 막혀버렸으니까요. 얼마나 기운이 빠지던지..ㅎㅎ

매번 한주만, 이번주만, 일주일만 더 해보자며 한 주씩 한 주씩 서로를 다독이며 여기까지 온지 어언 3달..
어제의 실패를 기점으로 저희는 더 이상 아키에이지에 헛된 희망을 버렸습니다. 이제는 정말 힘도 의지도 없네요.
도움을 청하자는 취지의 글이 아닙니다. 지난번 이미 너무 많은 도움과 관심을 받았고 분에 넘치는 보상을 받았습니다.
감사하는 마음을 일일이 찾아뵙고 인사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 그리고 금번에 어떻게든 해내어 보란듯이 보여드리고 싶었지만 이제는 xl측에서 어떠한 대처를 내놓아도 더이상은 무언가에 도전하고 시도할 여력이 없네요.

저도 초승돌을 다 빼서 경매장에 올려놓고 팔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입장에서 더이상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20대의 길에 들어서며 접하게 된 아키에이지는 정말 신천지 게임이었습니다. 신선하고 광대한 컨텐츠에 혹하여 안델프, 구 키프로사, 레비아탄, 노아르타, 키리오스, 크라켄 ... 그리고 금번의 신 키프로사 서버까지 참 오랜세월, 많은 시간동안 여러서버를 돌며 아키에이지를 했습니다. 떠났다가도 과거의 즐거웠던 아키에이지를 떠올리며 수없이 돌아와 다시 하고, 많은 사람들과 함께 다시 만나고 헤어지고. 그 오랜 시간이 이제는 정말 종착을 지을 때가 왔네요.

즐거웠던 아키에이지, 이젠 다시 xl게임쪽은 쳐다도 보지 않겠지만 그래도 즐거웠습니다.
다시드리는 인사가 좋은 모습이지 못해 모두에게 죄송합니다. 모두들 안녕.

https://youtu.be/KSHyc6XyXC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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