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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아침부터 옆집이 시끄럽다
얼마 전 이사를 온 페레인듯한데 소란스러운 소리에 새벽부터 잠에서 깨어버렸다
궁금한 마음에 새로운 이웃을 만나러 어제 짜둔 우유 몇 병을 선물로 들고 집을 나섰다.

'욕조?'

검은색 꼬리를 가진 페레 여성 하나가
낑낑대며 커다란 인어 한 마리가 들어 있는 욕조를 집안으로 옮기고 있다

"저기 도와드릴까요?"

고개를 돌려 이쪽을 쳐다본 페레 여성은 앞발….
아니…. 손으로 땀에 젖은 얼굴을 한번 훔치더니
혀로 털을 고르고는 그대로 손을 귀 뒤로 연신 쓸어 넘긴다.
매일 집안에서 잠만 자며 뒹굴고 있는 지난번 축제 때 받은 고양이가 크면 이런 모습일까?
털을 다 고른 후 내 손에 들린 우유병을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대답도 듣지 않고 우유를 한 개 집어 벌컥벌컥 마셔버린다.

"낚시 대회 우승 선물로 받은 거에요. 욕조만 필요했는데 인어까지 담아서 보내왔네요"

뒷말은 궁시렁대며 작게 중얼거려서 제대로 들리지 않았지만
왠지 무시무시한 느낌이 든다







[이어지는 스토리]

조그만 소리로 들릴듯 말듯 중얼거리는 그녀의 목소리에는
차가운 한기가 뿜어져나왔다

"무거워 보이는데 제가 좀 도와드릴까요?"

"아...아니요. 그럴필요없습니다. 나가주세요"

물론 도울 마음은 눈꼽만치도 없었지만
대답이 너무 단호하게 나오자 더욱 의심스러워졌다
다 마신 우유병을 돌려주는 그녀의 손가락 떨림이 파르르 전해졌다

'낚시 대회에 우승했다고 인어까지 보내준다니 그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인가'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며 우유병을 돌려받고 문을 나가려는 찰나
욕조 속의 물이 참방대는 소리가 들렸다
**
'뭐...뭐지? 저 인어 살아있는건가?'

「쾅!!」



생각하고 돌아볼 틈이 없었다
마치 울버린처럼 날카로운 발톱을 세워 문을 닫아버린 그녀의 앙칼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은 좀 바쁘니까 나중에 이야기해요!"



수상쩍은 낌새와 불길한 마음이 가시지않은채 집으로 돌아와보니
매번 날카롭게 신경질내던 하리하냥,누이냥,엘냥 녀석들이 평소와 다르게 꼬리를 살랑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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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기간에
끼니를 고사하고 열심히 하슬라를 들락거리면서
분양받아온 고양이 세마리

하리하냥,누이냥,엘냥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쪼그매서

고양이를 키우는건지 쥐새끼를 키우는건지 알수없었던 녀석들인데

오늘따라 유난히 친근하게 다가온다

"배가 고파서 이러나. 하핫. 이러지마 간지러워 이녀석들아"

유난히 오늘따라 나에게서 좋은 향기가 나는지
열심히 몸을 부벼댄다
한참을 그렇게 고양이 세마리와 뒤엉켜 보냈을까
어느 새 지쳐 잠이들고 말았다




"냐-오옹- 사각사각 냐아옹.. 사각사각"


침실밖 거실에서
조그만 고양이울음소리와 함께
무언가 기분나쁘게 긁히는 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아.... 이 밤중에 무슨 소리지...'
'끼-이익'








거실문을 열자마자 난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저녁까지만해도 살을 부비며 나를 간지럽히던 하리하냥,누이냥,엘냥 녀석들이
입가에 피를 가득 묻힌채로
무언가를 갈기갈기 찢어먹고 있는게 아닌가
거실의 어둠사이로
살기를 띤 고양이 세마리의 눈만 반짝거렸다



"허....억!! 너네들 지금 뭘 먹고있는거야!!! 그만둬!!"

소리를 지르며
가까이가보니
갈기갈기 찢긴 그것은


저녁때 보았던 욕조속 인어의 팔이었다
이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찢겨진 인어의 팔과 피로 물든 거실 바닥
당장이라도 잡아먹을듯 노려보는
고양이들
그리고
거실밖 창문틈사이로
날 지켜보는 검은 고양이한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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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저주의 시작인 줄

꿈에도 몰랐다

  • 하얀고양이 @안탈론 | 52레벨 | 그림자 춤꾼 | 페레
    이 이야기 이어서 하시는 분들은 다 공포 소설을.. ㅠㅠ;;;
    2014-10-23 10:37
  • 사랑하리 @진 | 55레벨 | 사제 | 하리하란
    해밀이는 언제 썼지?;;
    피가 튀는구낭 ㅋㅋㅋㅋ
    2014-10-23 22:26
  • 려린 @진 | 55레벨 | 검은 기사 | 페레
    이런 발상은 정말 참신한거 같아 해밀아 ㅎㅎ 잘보고간다^^
    2014-10-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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