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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노플의 카페 거리에는 음산한 소문이 있다.
백여 년 전, 그곳의 한 카페에서 목이 졸려 살해당한 여자가 유령이 되어 떠돌며 구석진 곳에 장신구를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그녀는 본래 왕자비로 내정되었다가 납치를 당하는 바람에 명예가 훼손되어 꿈이 좌절되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납치가 아니라 사랑의 도피였을 거라고 추측하기도 한다.
마리아노플 시민이라면 카페 거리에서 떨어진 장신구를 보면 모르는 체하라는 이야기를 알고 있다.
하지만 타지에서 온 사람은 이야기가 다르다.
카페가 붐비던 화창한 봄날, 솔즈리드의 시골 마을에서 온 소녀가 의자 틈새에서 화려한 사파이어 귀걸이 한 짝을 발견했다.
소녀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재빨리 주워 주머니에 넣었다.
조용히 카페 밖으로 나간 소녀는 귀걸이를 꺼내 보고 크게 기뻐했다.
그때 등 뒤에서 누군가가 다가와 슬쩍 건너다보더니 말했다.

"동작 그만, 귀걸이 빼기냐??"
"?!"
뒤를 돌아본 소녀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소녀의 등 뒤에 서 있던 것은 덩치가 큰 어느 한 페레 남성 이었다.

'마리아노플에 페레라니... 국가원인가??'
"누.. 누구세요?!"
소녀는 질겁을 하며 물었다.
"내가 누군지는 차차 알게 될 것이고, 일단 그 귀걸이부터 넘기랑께."
"시..싫어요!! 제 귀걸이인데 왜 제가 그쪽에게 드려야 하죠??"
"그건 애초부터 내 귀걸이랑께."
"무슨소리세요!! 제 거라구요!!"
소녀는 뒷걸음질 치며 소리쳤다.
그러나 소녀가 뒷걸음질 치는 만큼 페레도 한걸음씩 다가 오며 계속 말하였다.
"거짓말 말랑께.. 일단 너는 필히 어느 시골 출신으로 오늘 이 마리아노플에 처음 와 봤을 것이여. 그렇지 않고서야 제정신으로 마리아노플 카페 거리에 떨궈져 있는 장신구를 줍지는 않겄지. 둘째로 여기 내 귀의 이 귀걸이가 보이지 않는당가??"

사실이었다. 실제로 페레의 머리 위로 솟아오른 큼지막한 귀에는 털에 파묻혀 보일락 말락 하긴 하지만 분명히 소녀가 주운 귀걸이와 똑같이 생긴 사파이어 귀걸이가 달려 있었다.

"그건 내가 좀 아까 떨군 귀걸이가 분명 하당께."
소녀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이건 이 험악한 페레의 귀걸이가 맞다. 아니 이 페레의 것이 아니더라도 곧 그렇게 되고야 말겠지..
'귀걸이가 이 페레의 것이 아니라한들 나는 절대 도망칠수 없다. 얼른 이 페레에게 귀걸이를 넘겨 버리고 남자친구가 기다리는 여관으로 돌아가는것이 끝까지 이 페레에게 저항하다가 끌려가 눈사자 밥이 돼버리는 것보다야 훨씬 낫겠지..'

소녀는 이 재수없는 귀걸이를 이 페레가 원하는대로 이 페레에게 버리기로 결심했다.
"저...."
소녀는 겨우 무거운 입술을 떼었다.

"..음? 잠깐... 이 냄새는.....!"
별안간 페레가 코를 킁킁 대며 소녀와의 거리를 황급히 좁혔다.
"왜..왜이러세요!!"
소녀는 다시 빠르게 뒷걸음질 쳤지만 바닥의 튀어나온 벽돌조각에 발이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그러나 페레는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 심지어 네 발로 기어서 다가오는 것이었다!!
"킁..킁킁....."

페레의 시선은 소녀가 입은 치마에 달린 작은 주머니에 가 있었다.

"꺄아아아악!!!"
소녀는 비명을 질렀다.
"귀걸이..!! 드.. 드리겠습니다아아아아!!!"
"필요 없당께!"
"!?"

페레는 소녀에게 닿을락 말락 한 거리까지 다가오더니 소녀의 주머니 속에 손을 집어 넣었다.
소녀는 이미 엄청난 공황상태에 빠졌다..
그런데 잠깐.. 이 주머니 속에 뭐가 들었더라??

그러는 사이 이미 페레는 소녀의 주머니에서 작은 천 뭉치를 꺼내 들었다.

그때, 거리를 순찰하던 경비병과 감시병의 눈에 그 광경이 띄었다...
한 여린 소녀가 겁먹은채 넘어져있고 그 위에는 커다란, 마치 고양잇과 맹수의 형상을 한 사람이 올라 타 있었다!!
순간 상황파악을 한 경비병은 들고있던 미늘창을 다잡으며 외쳤다.
"멈춰랏!!"
다급한 상황에서 소녀는 경비병을 보고 필사적으로 소리쳤다.
"이보시오!! 경비양반! 나좀 구해주시오!!!"

경비병은 돌격으로 달려들어 페레를 소녀에게서 떼어 놓았다.
"괜찮으십니까?!"
경비병은 소녀에게 물었다.
다행히도 아직 아무 일도 당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물러서기로 경비병의 공격을 회피한 페레는 빠르게 자신의 눈사자를 소환하여 잡아 탄 후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사이 함께있던 감시병이 활에 화살을 매긴 후 눈사자를 향해 얼음화살을 쏴 보았지만 눈사자의 질주에 생채기도 입히지 못하고 튕겨 나갔다.

그 때, 소녀는 기억해 냈다. 자신의 주머니에 있던 것은.. 마리아 노플로 떠나오기 전 솔즈리드의 고향집에서 사랑하는 딸의 여행길에 출출할까봐 아껴 먹으라고 꽁꽁 싸 준, 말린 모링가 열매 였었다!!

이미 그 페레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소녀의 손에 쥐여있는 귀걸이로부터 그 페레의 외침소리가 어렴풋이 들려 오는듯 했다.

"모링가링가링 모링가링가링가링~!!"







...........죄송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Nighthawk @크라켄 | 55레벨 | 정신 파괴자 | 누이안
    남자친구가 기다리는 여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로우잭님 특별출연인가요!!
    2014-10-2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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