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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옆집이 시끄럽다
얼마 전 이사를 온 페레 인듯한데 소란스러운 소리에 새벽부터 잠에서 깨어버렸다
궁금한 마음에 새로운 이웃을 만나러 어제 짜둔 우유 몇 병을 선물로 들고 집을 나섰다.

'욕조?'

검은색 꼬리를 가진 페레 여성 하나가 낑낑대며 커다란 인어 한 마리가 들어 있는 욕조를 집안으로 옮기고 있다

"저기 도와드릴까요?"

고개를 돌려 이쪽을 쳐다본 페레 여성은 앞발…. 아니…. 손으로 땀에 젖은 얼굴을 한번 훔치더니 혀로 털을 고르고는 그대로 손을 귀 뒤로 연신 쓸어 넘긴다.
매일 집안에서 잠만 자며 뒹굴고 있는 지난번 축제 때 받은 고양이가 크면 이런 모습일까?
털을 다 고른 후 내 손에 들린 우유병을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대답도 듣지 않고 우유를 한 개 집어 벌컥벌컥 마셔버린다.

"낚시 대회 우승 선물로 받은 거에요. 욕조만 필요했는데 인어까지 담아서 보내왔네요"

뒷말은 궁시렁대며 작게 중얼거려서 제대로 들리지 않았지만, 왠지 무시무시한 느낌이 든다
'아~혹시 낚시 좋아하시면 언제 저랑 낚시 가실래요?"
귀를 쫑긋 세운며 초롱초롱한 눈으로 내게 물었다
"...전 배멀미가 있어서..."

평소 같으면 저런 귀여운 얼굴로 내게 가자고한다면 100% 따라 나섰겠지만
왠지 기분이 쎄한게 별로 내키지가 않았다..
실망한듯한 얼굴로 하던일을 마저하는 그녀를 뒤로하고 내집에 들어왔다

'뭐지...이 찝찝한 기분은? 이쁜데...내스타일인데..왠지 기분이 안내켜..'

어두운밤 크르릉...크르릉...
잡스러운 소리가 귀에 거슬린다 무시하고 자려했지만 내 호기심을 건들이고 말았나보다..
소리를따라 조용히 조용히..다가갔다
낮에 새로이사온 그 페레여성의집...집간판엔..얼굴과 어울리지않게 '꺼져죽기싫으면'이라고 쓰여있다..
혼자 살다보니 저렇게 쓴모양이다..
난 그 간판을 무시했다..소리가 나는곳은 2층같았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귀에 거슬리는
저 소리의 근원지를 확인해야겠다는 생각뿐이였다
어찌올라가볼까...2층을.....

근처 세콰이어나무가 있었다
'그래..저걸타고 올라가야겠다!'
세콰이어나무를 타고 올라가 날틀을펴 그집2층 테라스에 들어가기 성공~!

살금살금 2층 테라스 문을 열어보았다
그문을....열어보지 않는게 좋았을텐데....
그곳엔 그녀가 낮에 열심히 방안으로 옴긴 욕조가 있었다..

욕조는...아름답고 무섭도록 짙은 빨간색이 되어있었고..
그녀는 목욕을하며 욕조안에 있던 인어를..열심히 뜯어 먹고있었다...

"하...이러라고 인어까지 보내준거구나 후...생선비릿내...참을수없어 얌~"
인간과..페레가 확실히 틀리다는걸..눈으로 확인했다..
그녀는 살아움직이는 인어를 잔인하고 역겹게 뜯어먹고 있었다..
피비릿내...생선비릿내...빨리 그곳을 벗어 나고 싶었다...
어지러웠다....

그다음날.. 난 내집 살랑살랑침대위에서 깨어났다..
'하.....꿈인가...차라리 꿈이였으면....'
꿈일꺼라 내자신을 위로하고 아침부터 밥달라고 울어대는 양과 젖소들에게
사료를 주기위해 나가보았다...

나도 모르게 그 페레여성의 2층집 테라스를 보았다..

그곳엔...아름다운 욕조하나가 텅빈채...노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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