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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희

아침부터 옆집이 시끄럽다
얼마 전 이사를 온 페레 인듯한데 소란스러운 소리에 새벽부터 잠에서 깨어버렸다
궁금한 마음에 새로운 이웃을 만나러 어제 짜둔 우유 몇 병을 선물로 들고 집을 나섰다.

'욕조?'

검은색 꼬리를 가진 페레 여성 하나가 낑낑대며 커다란 인어 한 마리가 들어 있는 욕조를 집안으로 옮기고 있다

"저기 도와드릴까요?"

고개를 돌려 이쪽을 쳐다본 페레 여성은 앞발…. 아니…. 손으로 땀에 젖은 얼굴을 한번 훔치더니 혀로 털을 고르고는 그대로 손을 귀 뒤로 연신 쓸어 넘긴다.
매일 집안에서 잠만 자며 뒹굴고 있는 지난번 축제 때 받은 고양이가 크면 이런 모습일까?
털을 다 고른 후 내 손에 들린 우유병을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대답도 듣지 않고 우유를 한 개 집어 벌컥벌컥 마셔버린다.

"낚시 대회 우승 선물로 받은 거에요. 욕조만 필요했는데 인어까지 담아서 보내왔네요"

뒷말은 궁시렁대며 작게 중얼거려서 제대로 들리지 않았지만, 왠지 무시무시한 느낌이 든다.


본론

그 후에도 별 대답이 없어서 페레여성이 끙끙대며 짐을 옮기는걸 멍하니 보고 있었다.

내가 쳐다보고 있는걸 눈치 챘는지 '안 도와주고 뭐하는 거야?' 이런 새치름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가만히 있으니 눈치가 보여서 옆에 있던 액자를 들고 옮기면서 궁금한 점을 물어보았다.

"이름은 뭐죠? 여기 까진 어떻게 오신 거예요? 페레마을은 이곳 동틀녘에서 먼 곳인데.."

그녀의 표정이 여러 생각을 나타낸다.

'감정표현이 저렇게 얼굴에 잘 나타나는 페레라니..'

계속 고민하는지 멍하게 있던 그녀가 입을 떼었다.

"성인식을 치른 후 여행을 하고 있어요. 동틀녘으로 오는 무역상단이 있어서 도움을 받았고요. 여행경비가 떨어져서 이 동네에서 잠시 머물기로 했어요. 이름은 지혜로운 양의 노래의 우메예요"

그녀는 낯을 가리는지 까만 귀를 쓰다듬으며 얘기하고 있다.

'페레의 이름은 생일이나 태어난 날의 날씨나 시간으로 짓는다더니 특이하고 길구나..'

잠시 생각하는 사이에 그녀가 또 날 지긋이 쳐다보고 있었다.

"아차 실례를 했군요. 제 이름은 루크입니다. 이 마을의 행사를 조사하러 왔죠."

그녀의 눈이 커지더니 놀란 듯이 다시 묻는다.

"행사요? 행사가 있나요?"

그녀의 놀란 표정을 보아하니 영락없는 고양이다.

"악마전쟁의 진혼제 입니다. 언덕만 내려가면 참여할 수 있는데 같이 가보시겠어요?"

그녀가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그리고 그녀와 함께 진혼제를 하는 곳으로 걸어갔다.

그녀와 함께 축제 장식용 호박을 만들고 조련된 달팽이로 사탕을 얻었다.

조용히 따라다니며 말도없이 축제만 구경하던 그녀가 첫 한마디 말을 건넸다

"이 사탕 먹어도 되는 건가요?"

그녀는 사탕이 먹고 싶었는지 입술을 혀로 핥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사탕을 쳐다보고 있었다.

" 안 돼요 이건 달팽이가 먹는 음식이라고요!"

놀란 나는 그녀의 손에서 사탕을 빼앗아 들어올렸다. 그녀가 울먹거리는 눈빛으로 쳐다본다.

어린애한테서 먹은걸 뺏은 기분이다 .

'성인식을 한지 얼마 안되었다더니 정말 어린 페레다. 과자에 현혹되다니!'

시무룩한 그녀와 함께 불꽃놀이를 보러 언덕위의 나무위로 올라왔다.

그녀는 불꽃놀이를 처음보는지 귀를 쫑긋거리며 반짝거리는 눈으로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가 너무 귀여워서 집에키우는 고양이 같은 기분으로 볼에 뽀뽀를 해주었다.

그녀가 놀란듯 쳐다보더니 갑자기 서서히 눈앞으로 다가온다.

조금 놀래서 질끈 눈을 감고 말았다. 그런 그녀가 얼굴을 핥아주었다 계속해서.

'어? 얼굴을? 엥? 이게 아닌데?'

놀라서 눈을 뜬 순간 잠에서 깻다. 내 눈 앞엔 며칠 전에 축제에서 데려온 검은고양이가 얼굴을 핥고 있었다.

별로 좋지 않은 기분으로 아침에 도착한 신선한 우유를 들고 벌컥벌컥 마셔버렸다.

그때 문밖에서 누군가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누구지 이아침부터?'

문을 열자 꿈속의 그녀와 똑같이 생긴 하얀색 페레가 귀를 쫑긋거리며 우유를 들고 말을 한다.

"옆집에 이사 온 지혜로운 양의 노래의 우메라고 해요 집들이 선물로 우유를 들고 왔어요."

'진혼제에서 귀신에 홀렷던걸까? 검은고양이에게 홀렷던 걸까?'

생각을 하느라 대답을 하지 않자 그녀가 뾰루퉁한 표정으로 하얀 귀를 만지며 쳐다보고 있었다.

"아차 실례를 했군요, 제이름은 루크입니다 반갑습니다 페레아가씨"


  • 닝양 @루키우스 | 55레벨 | 수호의 노래꾼 | 누이안
    우메당! 기여어좋아요팡팡!
    2014-10-30 00:31

소설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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