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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향


산 속 깊숙한 곳, 전 대륙의 의뢰를 받아 우수한 물건들을 뚝딱뚝딱 만들어내는 장인들의 비밀스런 장소.
그곳의 존재를 알고 있는 자 역시 몇이 되지 않으며, 이곳의 위치는 철저하게 비밀로 부쳐지고 있다.



사건의 그 날.
이슈바라 승전 축제 선물로 지급했던 고양이 가구에 문제가 생겨 한바탕 난리가 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날이었다.
이곳을 찾아오는 이는 한 달에 한 번쯤 찾아와 여러 곳에서 받은 의뢰들을 전해주는 가구 상인들뿐인데, 그 날 이곳을
찾아온 아리폰 역시 그 일로 찾아왔을 거라 모두가 예상했다.
하지만 아리폰의 곁엔 수상한 행색을 한 이가 서 있었고, 아리폰은 파랗게 질린 얼굴로 손을 벌벌 떨며 우리를 가리켰다.
"…저…저자들입니다."
그러자 아리폰과 함께 들어온 낯선 방문자는 아리폰 허리에 겨누고 있던 칼 끝을 우리에게로 돌리며 마른 입술을 열었다.
"지금부터 내 말을 잘 들어라."
낯선 방문자는 건조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계속


"너희들은 반역을 도모했다는 죄목으로 체포된다. 나를 따라오도록."
뭔가 이상했다. 그 방문자는 어딜 봐도 이 나라의 경비는 커녕 제대로 된 자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아라폰은 물론, 나의 동료들은 반역이라는 혐의에 놀라기만 할 뿐 아무런 의문점도 가지지 못한듯 했다.

"나으리..반역이라뇨...저희는 그저 보잘것 없는 장인일 뿐입니다..."
내 뒤에 있건 갑옷제작사 이루마가 간신히 대답했다,
하지만 돌아온건 낮선자가 겨누고 있는 칼날처럼 날카롭기만 한 대답이었다.
"변명은 나중에. 일단 얌전히 따라오거라."
대답을 마친 낮선 방문자가 고개를 돌리자 그의 뒷쪽 수풀 속 어두운 그림자속에 숨어있던 병사들이 나타났다.
병사들의 복장 역시 이 나라의 갑옷이 아닌 제각각인 복장이었다.
각각의 장비 모두 오래된듯 보이지만 심혈을 기울여 만든듯 아직도 단단해 보였다.
가구 제작사 아키라가 다시 입을 열기위해 노력했지만 그들은 그저 묵묵히 우리들의 머리에 무언가를 뒤집어 씌웠다.
그 상태에서 우리는 그저 그들이 이끄는대로 끌려가는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의 마차에 탄채 몇시간이나 이동했을까 우리는 한 감옥으로 이동했다.
돌로 지어진 고풍스런 저택을 임시로 감옥으로 개조한 듯 했다.
우리는 모두 각기 멀리 떨어진 다른 방으로 나눠져 그 낮선자가 다시 나타날때까지 또다시 수십년 같은 시간을 서로에 대한 걱정과 혼란속에서 기다려야 했다.

그 낮선자는 자신을 안내자 루크라고 소개했다.
"물론 자네라면 지금쯤 반역 혐의는 내가 지어낸 거짓일 뿐이란걸 눈치 챘겠지."
그는 물통을 건내주며 말을 이었다.
"내가 자네를 이곳으로 데리고 온 이유는"
난 목을 축이며 그의 말을 들었다.
"자네가, 아니 자네들이 우리에게 새로운 장비들을 만들어 주었으면 해서네."

그는 이미 나의 동료들 중 몇명의 장인들을 설득하고 나에게도 같은 제안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후엔?"
난 물통을 내려 놓으며 질문했다.
"당신들에게 물건을 만들어 주고 난 이후엔...우리는 어떻게 돼죠?"
루크는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물론 자네들이 살던 곳으로 되돌려보내 주겠네."
나는 그에게 우리를 풀어주면 우리가 겪었던 일을 발설하지 않을까 걱정되지 않는냐고 물었고
그는 알수 없는, 불안한 미소를 지으며 걱정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그후 그는 몇가지 설득의 말을 꺼낸 후 하룻밤의 시간을 준다며 자리를 떠났다.
나머지 동료들에게 가는 것이겠지...

나는 방 구석진 곳에 누워 그의 말을 생각했다.
분명 그는 무언가 불확실했다.
특히 그의 미소는 나의 끝이 좋지 않음을 저 창밖의 달 빛만큼이나 명확하게 말해주고 있었다.
나는 잠이 들때까지 이 일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그리하여 루토가 다시 내 앞에 나타났을때 나는 그에게 할 대답을 확실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
"좋습니다."
그는 물끄러미 날 봐라봤다.
"원하는걸 만들어 드리죠."
난 그의 눈을 피하며 대답했다.
그러나 나는 그가 원하는 대로 하지 않을것이다.
언젠간 그의 눈을 피해 이곳을 떠나고 말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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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너무 길어지는것 같아서 급하게 끊었네요ㄷㄷㄷㄷ
그리고 루토는 퀸토입니다.
플레이해보니 그가 아직 살아있다는 설정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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