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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임무는 그동안 맡았던 다른 임무들과는 시작부터 달랐다.

원정대장으로부터 극비리에 전달받은 지령서에는 의뢰에 대한 내용이 일체 적혀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 S급, 태양이 눈을 감을 때, 로카 구름 협곡 B3. 즉시 파기.
나는 수백가지 암호와 약어가 빼곡히 적혀있던 [정예 원정대원의 지침서]를 떠올리며 고개를 내저었다.
'하아... B3 가 도대체 어디야. 대장은 정말 그걸 다 외우고 있다고 생각하는건가?'
이미 여러곳을 이동하며 허탕을 쳤기 때문에, 나는 점점 무거워 지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윽고 마지막으로 예상했던 목적지에 도착한 나는, 근처의 수풀 사이에 쓰러져 있던 하리하란 남성을 발견했다.
빠르게 다가가 살펴보니 남자는 숨이 끊어진지 얼마 되지 않은 듯 했다.
그는 평범한 행상의 차림을 하고 있었고, 마치 중요한 무언가를 손에 쥔 듯 오른손을 꽉 움켜쥐고 있었다.
'푸른 소금 상회의 사람인가... 이건 뭐지?' 그가 움켜쥐고 있던 것은 겉보기에는 투박해 보이는 작은 돌 조각일 뿐이었지만,
예사롭지 않은 신비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번 임무와 관련된 사람인 것 같은데...' 무언가 엄청난 일이 시작되고 있음을 직감한 나는, 힘든 하루가 될 것 같다고 생각하며 돌 조각을 품에 넣었다.

땅거미가 어느새 내려앉아 시위가 어둑어둑해졌다.

“죽어라”

갑자기 들리는 말소리에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려할 때 등뒤에서 강한 충격을 받고말았다.
구름협곡의 아득한 절벽으로 떨어지며 내 눈동자에 비친 그들은 오방성이 그려진 복면을 쓴 페레들이었다.
얼마나 떨어졌을까? 곧이어 차가운 물에 강한 압박을 느끼며 정신을 잃었다.

“흐읍”
가슴에 눌리는 압박감에 숨을 쉬기가 어려워 눈을 떳다.
판자더미를 팔로 치우고 고개를 돌려보니 운좋게도 나무판자에 실려서 동굴입구로 밀려온 모양이었다.
나는 등뒤에서 몰려오는 뻐근한 통증에 절로 얼굴이 찌푸려졌다.

주머니안에 있던 돌조각이 뜨겁게 느껴져 꺼내놓으니 동굴속으로 일직선으로 빛을 내뿜었다.
그 빛에 이끌려 가다보니 깜깜한 동굴보다 더 어두운 색깔을 가졌지만 무지개빛을 발하는 칠흑돌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손안에 있던 돌조각은 임무를 다한듯 잠시 빛을 발하더니 빛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황혼노을부락에서 늙은 페레에게 상처를 치료할 만한 곳을 알려달라고 말을 걸었다.
그는 자신을 은퇴한 전사 “바투”라고 소개하며 간단한 상처는 치료할 수 있다고 했다.
그가 치료를 하는 동안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태양의 신 살은 평소 누이여신을 사모하였지만 태생적으로 빛을 가지고 있는 그였기에 저승문을 통과할 수 없었다.

그래서 자신의 빛을 빨아들여 저승문을 통과시킬 수 있는 돌을 만들었고 누이여신을 찾아가 구애했지만,

안타깝게도 파괴신의 봉인을 막는데 신경이 온통 가있던 누이여신이었기에 그의 구애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실의에 찬 태양신 살은 가지고있던 돌을 힘껏 던져버렸는데 그 돌을 신이 아닌자가 습득하면 권능을 가질 수 있다는 소문이었다.


“그 돌의 권능으로 젊음을 가지면 좋을텐데” 바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나는 희미한 미소를 그렸다.
내가 그 돌을 습득한다면 무엇을 바랄까? 잠시 망상에 젖어들었다.그때 나를 공격했던 자들이 생각났다.

“오방성이 그려진 복면을 쓰는 페레들”을 아느냐고 물었다.
바투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그들은 그림자매라네”
“그림자매?” 그림자매는 살리움의 영광을 되찾으려하는 오스테라인들에게 고용된 암살자조직이라고 했다.

원정대장에게 죽은 푸른상회 상인에게서 돌조각을 얻었고 그림자매로 의심되는 자들에게 공격을 받았음을 알리는 편지를 썻다. 하지만 칠흑돌을 얻었다는 이야기는 하지않았다. 그래야 할것 같다는 직감이 들어서였다. 물론 칠흑돌이 비싸보여서 보고 안한것은 아니다.

켄타우로스부락을 지나쳐갈 때 켄타우로스들에게 공격을 받고있던 하리하란을 구했다.
그는 고고학자 제이슨이라고 했다. 돌조각을 만지작거리던 나에게 돌조각을 구경시켜달라고 말하더니
돌조각을 이리저리 살펴보던 그는 그 저승돌로 안내하는 돌조각으로 보이지만 힘을 잃은것 같아 보이지만,
혹시 하얀숲에서 돌조각을 사용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꺼라 말했다.

며칠후 부엉이우편함에 편지가 왔다.

원정대장은 하슬라 마굿간지기를 찾아가 지시를 받으라고 알려왔다. 하슬라를 언제 가나.


하슬라 마굿간지기 명석몽은 자신이 선임 요원이라면서 하얀숲 돌문에 같이 가자고 말했다.
은근히 감시당하는 기분이 든 건 자격지심일까?

산맥을 한참 달리다 강가에 이르러 말을 멈췄다. 강가 언저리에 붉은 빛을 발하는 갑옷을 입고있는 어두운 자가 다가왔다.
"늦었군"
명석몽은 내게 내게 돌조각을 달라고 하더니 그에게 주었다.
그 자는 돌조각을 쥐고 있다가 펼치자 붉은빛이 감도는 돌로 바뀌어져 있었다.
그 돌을 명석몽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인도하는 장소를 바꾸면 쉬운 일이지. "살"이 이걸 알면 가슴이 아프겠군.크크크"


"수호자들은 부딪히면 피곤하니 피해서 이동해보자구" 말을 달려 수호자의 부락입구에 도달했다.

어머어마한 큰 키의 문이 내 앞에 있었다.

명석몽은 주변의 석상에 달려갔다. 모두 한쌍씩 서로 마주보고 있는 석상이었다. 책을 들고 있던 석상만이 홀로 서있었다.
명석몽은 내게 돌조각을 달라고 하더니 그 석상의 책에 꽂아넣고는 거대한 문으로 달려갔다.

거대한 문에 다가가니 아까는 못보던 짙은 선홍색의 빛을 띈 포탈이 열려있었다.
"흥. 완벽한 봉인이지만 세월에는 못이기는가 보군. 난 여기서 망을 보고있을터이니 저 포탈로 들어가라구 신입!"
"네? 저곳으로요?"
"그래" 나는 들어가기 꺼림직했지만 등에 떠밀려 들어가고 말았다.
" 신입! 돌을 주웠다고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어. 어쩄건 그림자매는 이들을 불러내서 무슨 짓을 하려는 거지?"



들어가자마자 "두두두두두" 지축을 울리는 소리와 함께 저 멀리 아까 붉은 빛을 발하던 자와비슷한 이들이 다가왔다.
소리를 치면 서로 들을수 있는 거리까지 다가오니 확연히 보였다.
그들은 종종 카어노르드에 나타나던 공포의 그림자. 피투성이 부대 였다.
선두에 섰던 말탄 자가 긴 창을 휘둘러 나를 공격해 왔다.

" 크크 안내자는 더이상은 필요없어 크크크크킄"

서둘러 검을 꺼내 부딪쳐 봤지만 힘없이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내가 속은 것을 알았을때는 이미 긴 창을 든 자가 내 목을 노리고 창을 휘두르고 있었다.
다시 긴 창을 휘두를 때 내 가슴속에서 환한 빛이 쏟아져 나와 그 자를 감쌌다.
"크아악" 고통에 몸부리치더니 순식간에 재로 변해 버렸다.
그걸 본 피투성이 병사들이 나를 향해 달려왔다. 더이상 빛은 나오지 않았고 죽음은 목전에 다가와 있었다.
그때 멀리에서 빛의 화살다발이 날아들어와 피투성이 병사들을 쓸어내렸다.

"빨리 이쪽으로 달려오라구"
사방이 검붉은 시위에서도 고고한 은빛을 뿌려내는 갑옷을 입고 있는 자들이 거기있었다.

"소개는 나중에 하지"
그들은 피투성이 병사들을 공격했고 피투성이 부대는 불리함을 느낀것인지 바로 퇴각을 했다.

" 더 넘어가기전에 포탈을 닫아야겠네. 자네가 가지고 있는 걸 주게나"
" 전 가진게 없습니다."
" 가슴속에 빛나고 있는 그거 말일세"
"네?" 가슴을 내려다보니 속주머니에서 빛나는 칠흑돌이 있었다. 잊고 있던 물건.

" 그 돌만이 저 포탈을 닫을 수 있지"
갑자기 포탈을 닫으면 돌아갈 수 없게 된다는 생각이 미쳤다.
"그럼 저는 돌아갈 수 없습니다!"
"헛헛! 잔말말고 주기나 하세. 쓰고 돌려주겠네"

카리스마에 압도된 나는 그 칠흑돌을 넘겨줬다. 그는 포탈앞에서 칠흑돌을 감싸고 주문을 외웠다.
순식간에 포탈이 닫혀버렸다.

돌아갈수없다는 생각에 평소에 생각도 않던 어머니가 갑자기 보고싶어졌다.

그런 상념에 빠진 나는 이어지는 말을 듣고 고개를 들었다.

"이 돌을 이용해 다시 오고갈수있으니 걱정마세나. 더구나 이 돌은 신의 권능을 사용할 수 있다네.
물론 피투성이군들에게만 사용할 수 있겠지만..."

돌아갈 수 있는 희망이 보였다. 하지만 돌아가면... 아무래도 그들이 칼을 들이밀거라는 생각이 연 이어졌다.

이어서 그 자가 말했다.

"어차피 지금 넘어가봤자 너는 사냥감에 불과해.
나와 함께 싸워보지 않겠나. 내 이름은 엑토르. 저승방어군을 이끌고 있는 대장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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