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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글운수 좋은 날
2013-01-31 19:37 조회 1365 석양꼬리점검은 길어졌다.
만취한 김 첨지는 취중에도 짚단 한 다발을 사서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한 주에 6금씩을 내는 초가집이였다. 그런데 대문 안으로 들어섰을 때 무서운 정적이 짓누르는 걸 느낄 수가 있었다.
큰 소리를 지르다가 방안에 들어서서 짚단을 구석에 놓고는 호통을 쳤다.
"이런 오라질 소야, 주야장천 누워만 있으면 제일이야! 주인이 와도 일어나지를 못해."
아무런 대꾸가 없어 젖소의 다리를 걷어찼다. 나무 등걸이 차이는 느낌이었다. 젖먹이 송아지가 빈 젖을 빨다가 떨어지며 울음소리도 못 내고 탈진해버린다.
김 첨지는 죽은 젖소의 얼굴에 닭똥 같은 눈물을 떨어뜨리며 푸념을 쏟는다.
"짚단을 사다 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내 귀여운 젖소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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