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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더 많은 시간이 흘러도 당신이 주신 사랑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어려운 시간 힘든 세월 속 에서도 항상 아껴주신 그 내리사랑 영원히 간직 하겠습니다.
가정의 달이 훌쩍 넘어가 버린 시점에서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세월이 지나 , 항상 가슴속에 남는 고어가 하나 있다.
" 자식은 봉양 하고자 하나 부모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
이 글귀가 요즘은 너무나 가슴 시리게 다가 온다.
한 20년쯤 되었을까?
한참 더울 이즈음해 ,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를 좋아했던 중학 시절, 지막 당신을 보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게 남아 있다.
어려서 부터 항상 날 애지중지 하셧던 외삼촌은 변변한 직업도 가지지 못한체 일용직을 하시며
우리집 더부살이를 시작했다.
그런 외삼촌에게 낙이 하나 있었다면 , 일거리가 없어지거나 비가 오는 날이면 의례 바닷낚시를 가는 것이었다.
외삼촌이 낚시를 가는 날이면 어김없이 나를 데리고 가는것이 취미였을 뿐 만 아니라 행복 이었을 것이다.
삼촌은 나에게 미리 담배 심부름을 시킨다. (당시는 청소년에게 담배 심부름을 시키는게 허용이 됬었다)
담배 심부름을 하는 날이 나에겐 가장 신나는 날이기도 했다. 어려서 따로 용돈을 부모님에게 받아본적이 없는 나로서는
심부름 값으로 평소 먹고 싶어 했던 과자를 사먹을 수 있는 날이기도 했기 때문 이었다.
그렇게 외삼촌은 친아들 처럼 나를 애지중지 했고 , 부모님이 따로 챙겨 주지 않아도 , 항상 주머니엔 사탕이며 과자 등이 불룩했기 때문에 또래 아이들 끼리의 선망이 대상이 됐던 것으로 기억 한다.
그렇게 내가 중학생이 되었을 무렵 , 학교를 마치고 (당시 중학교는 통학을 했었다) 친구들과 어울려 놀다가 , 저녁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온 나는 여느때 처럼 , 책가방을 집어 던지고 삼촌을 부르기 시작했다.
집안은 조용했고, 외삼촌은 커녕 식구들 조차 보이지 않았다. 동내 잔치에 온식구가 동원하여 갔으리 싶어서 외면하고 있는데
이웃집 할머니가 찾아와서는 니네 삼촌 어디가 많이 안좋다더냐? 왜 병원으로 갔다더냐? 를 연신 묻기 시작 했다.
영문도 모르는 난 그제서야 외삼촌이 어딘가 많이 편찮으신 모양이다란 생각에 빠졌다. 당시 어린 마음에 , 외삼촌이 아프다는것에 대한 두려움 보다는 외삼촌이 없다면 나의 용돈은 누구에게 충당 받을 것인가에 대해 더 깊이 생각을 했었던거 같다.
다음날 부모님은 돌아왔고, 외삼촌은 돌아오지 않았다.
오늘은 같이 가보자는 어머니의 말씀을 전해 듣고 , 점심 참에 학교를 조퇴하고 , 버스를 타고 병원 (집에서 읍내 병원 까진 40분가량의 버스시간이 소요됐다) 으로 향했다.
병실에 들어선 난 , 이틀사이 수척하고 창백해진 삼촌의 모습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울면서 이게 머냐고 빨리 나가자던 내게 , 그저 괜찮다고 쓰디쓴 웃음을 지어보였다.
며칠후 외삼촌은 퇴원을 했고, 그나마 다니던 일용직 마저 그만 두고 집에서만 쓸쓸한 나날을 보내셨다.
당시 췌장암 판정을 받고 시한부 인생을 사셨을 외삼촌의 하루하루가 얼마나 외롭고 고독 했을지 차마 짐작조차 할수가 없었다. 그이후 하루가 멀다하고 외삼촌은 낚시를 다니셨고, 때마침 방학기간인 나에게 동행하기를 권하셨지만, 친구가 좋고
이성에 눈을 뜨기 시작한 사춘기 시절 그 부탁을 받아 드릴 이유가 나에겐 남아있지 않았다.
항상 약속을 핑계로 친구들과 어울렸고 , 그때마다 힘없이 낚싯대와 밑밥통을 들고 터털걸음으로 걸어가시던 , 외삼촌의 뒷모습이 지금와서 자꾸 아른거린다. 당신의 유일한 낙 이었던, 하나뿐인 행복 이었던 그것을 지켜 드리지 못한 조카를 용서 하세요.
방학이 끝나고 추수가 다가올 무렵, 외삼촌은 병원에 다시 입원 하게 되었고, 입원을 한지 3일만에 세상을 떠나셨다.
마지막 임종을 채 지켜 보지도 못한채,,, 그렇게 당신을 떠나보내야만 했다.
얼마나 아프고 얼마나 쓸쓸 했을까? 얼마나 외로웠을까...
진정으로 부모 보다도 더 아껴주었고, 더 사랑을 주었던 당신이었기에, 세월이 지난 지금에도 당신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이 못난 조카 지금에서야 당신께 사죄 합니다. 이제는 아픔없는 그곳에서 언제까지나 행복하게 그렇게 , 이 조카를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삼촌 ,,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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