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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에이지의 실패를 통해 고찰해본 MMORPG

1. 모든 지역은 레벨존이어야만 하는가

처음 머그 게임이 나왔을 때 레벨존에 따른 사냥터 확장, 레벨 확장은 편리하면서도 적용하기 쉬웠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저레벨존의 구역이 버려지고 황폐해지는 큰 문제점을 보여주었다.
즉, 맵은 그저 배경일 뿐이고 하나의 거쳐가는 과정일 뿐인 것이다. 이 문제점에 대한 해결방안을 아키에이지에서는
보여주는 듯했으나 역량부족으로 가능성을 비치는 데 그쳤다. 각각의 맵을 하나의 생활공간, 커뮤니티의 중심으로
만들 수는 없을까? 아키에이지의 하우징시스템은 인게임 라이프를 즐기기에는 너무도 기능이 협소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하우징시스템은 그 컨텐츠 하나로 독립되어 있기 때문에 옆집에 누가 사는지, 그곳에 얼마나 거주했는지,
그곳에서 무슨 활동을 하는지 전혀 영향을 주지도 받지도 않는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마을, 도시, 성이란
하나의 커뮤니티이자, 다양햔 공동 의사결정을 하는 곳이며 권력관계가 형성되고 내외적인 경쟁이 존재하는 곳이다.
성과 도시는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존재하며 마을에는 다양한 협력관계가 형성된다. 아키에이지에서
'마을'이나 '도시'라는 컨텐츠를 좀 더 정교하게 구현했다면? 아마도 결과는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아키에이지의 명예점수 시스템은 지나치게 일원화되고 특수성이 배제되어 그 정체성을 잃은 무용한 스코어에 지나지
않는다. 차라리 자신의 소속지역에 공헌도를 도입하여 그 지역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공동무역, 지역공성전(몬스터나
다른 도시, 대륙세력의 전투에 참가), 지역사업에 기여한 것을 하나의 랭킹제도로 만들어 특혜를 주는 방법은
어땠을까? 대부분의 판타지 MMORPG는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중세에는 다양한 계급관계가 존재한다.
군주와 가신, 백작, 기사, 상인, 용병 등... 지역커뮤니티에서는 이런 세부적인 것들이 구현될 수 있다. 인간의 사회적 욕구
를 이용해 그 지역에서 권력과 부를 추구하게 하고 공헌도가 높은 자에게 혜택을 부여하는 것은 하나의 맵을 유저의
생활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 무역도 단순히 개인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의 운영자금을 시뮬레이션화하여
지역마다 공동활동을 할 수 있게 하고 그에 따라 같은 대륙이라도 지역간의 경쟁이 벌어질 수 있게 한다면? 작은 커뮤니티가
더 큰 커뮤니티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상호작용하게 할 수 있다면 어땠을까? 그것이 비록 구현하기 어렵더라도, 만약
초보적인 수준이라도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면 어땠을까? 그렇게 되면 지금의 원대륙도 버려지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 르몽블랑 @오키드나 | 6레벨 | 격투의 초심자 | 누이안
    캐쉬 아이템 디자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시답니다.
    2014-01-22 17:41
스베타 @키프로사 님이 작성한 글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