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옆집이 시끄럽다
얼마 전 이사를 온 페레 인듯한데 소란스러운 소리에 새벽부터 잠에서 깨어버렸다
궁금한 마음에 새로운 이웃을 만나러 어제 짜둔 우유 몇 병을 선물로 들고 집을 나섰다.

'욕조?'

검은색 꼬리를 가진 페레 여성 하나가 낑낑대며 커다란 인어 한 마리가 들어 있는 욕조를 집안으로 옮기고 있다

"저기 도와드릴까요?"

고개를 돌려 이쪽을 쳐다본 페레 여성은 앞발…. 아니…. 손으로 땀에 젖은 얼굴을 한번 훔치더니 혀로 털을 고르고는 그대로 손을 귀 뒤로 연신 쓸어 넘긴다.
매일 집안에서 잠만 자며 뒹굴고 있는 지난번 축제 때 받은 고양이가 크면 이런 모습일까?
털을 다 고른 후 내 손에 들린 우유병을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대답도 듣지 않고 우유를 한 개 집어 벌컥벌컥 마셔버린다.

"낚시 대회 우승 선물로 받은 거에요. 욕조만 필요했는데 인어까지 담아서 보내왔네요"

뒷말은 궁시렁대며 작게 중얼거려서 제대로 들리지 않았지만, 왠지 무시무시한 느낌이 든다.

고양이과 주인에게 생선과 생물이 오다니...

저 페레 여성의 가느란 허리춤에 달린 매끈한 단도 두 자루가 왠지 좋지만은 않은 미래를 암시하는 거 같다.

"으으..."

2층 계단으로 힘겹게 욕조를 밀고 있는 페레 여성의 눈에는 힘들어 죽겠다는 표정과

아까 도와달라고 할걸이라고 후회하는 표정이 복잡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그럼에도 말없이 밀고만 있는건 역시 자존심 하나는 쎄서 그렇겠지...

"영....차!"

말없이 앞쪽에서 욕조를 끌어주자 페레 여성의 얼굴에 미안함과 부끄러움으로 홍조가 선명하게 띄었다.

"후...감사합니다."

겨우 예정한 위치에 두자 역시나 힘들었는지 욕조에 등을 기대며 감사를 표했다.

홍조를 띈채 땀 흘리며 인어 욕조에 기대어 가뿐 숨을 내쉬고 있는 걸 보니 같은 여자가 봐도 뭔가 야릇하다...

그 때 그녀가 욕조에 들어가며 나한테 말했다.

"같이...목욕하고 가실래요?"

...분명, 나도 새벽부터 나와서 일하느라 꼴이 말이 아니긴 하지만 같이 목욕이라니...

"그러죠"

하지만 나의 입은 승낙을 말하고,
나의 다리는 욕조를 향하며,
나의 손은 빠르게 내 옷을 벗기고 있었다.

- 첨벙 -

알 수 없는 느낌과 함께 우리는 인어를 사이에 두고 작은 욕조에 꽉 끼어 누웠다.

인어 때문인지 욕조 물이 나를 따스하게 감싸오는 듯 했다.

"어때요... 좋지 않아요?"

그녀가 한쪽 팔로 머리를 괸채 이쪽을 보며 물었다.

"...네, 좋네요"

확실히... 이 정도 욕조라면 낚시를 꾸준히 할 ㅁ....!!

갑자기 욕조에 기대고 있던 내 등에 무언가 부드럽고 폭신한게 닿았다.

"이건....어떤가요"

그녀가 수줍은 표정으로 나에게 물었다.

"..."

부드럽다. 난생 처음 느껴보는 수준의 부드러움에 놀라 말을 잇지 못했다.

지금 자세히 보니 내 등에 닿은건 그녀의 손인거 같다.

내가 말도 못한채로 그녀를 바라만 보고 있자, 그녀의 홍조가 더욱 짙어지며 나머지 한 손이 인어에게 향했다.

'서...설마...!"

그녀의 손은 인어의 가슴팍을 스쳐지나가 허리...쯤이라고 생각되는 곳에 안듯이 손을 놓았다.

- 핥짝 -

그리고 그녀의 입은 인어의 귀를 문채 혀로 둥글게 원을 그리며 애무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살짝 붉어져 있던 인어의 얼굴이 더욱 붉어지며 야릇한 표정이 되어갔다.

- 부글부글 -

인어의 기분이 좋아진 걸 느낀것인지, 욕조의 물도 거품을 내며 우리 셋을 부드럽게 덮어갔다.

눈앞의 상황, 톡톡 터지며 내 몸을 자극하는 거품, 그리고 내 등에서 나를 끊임없이 매만지는 그녀의 손에 나는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하아..."

줄곧 침묵을 지키던 인어도 어느새 그녀를 매만지며 여지껏 들어보지 못한 아름다운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

아 여기까지만 쓸라우... 야설은 역시 아무나 쓰는게 아니었어 흠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