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노플의 카페 거리에는 음산한 소문이 있다.
백여 년 전, 그곳의 한 카페에서 목이 졸려 살해당한 여자가 유령이 되어 떠돌며 구석진 곳에 장신구를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그녀는 본래 왕자비로 내정되었다가 납치를 당하는 바람에 명예가 훼손되어 꿈이 좌절되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납치가 아니라 사랑의 도피였을 거라고 추측하기도 한다.
마리아노플 시민이라면 카페 거리에서 떨어진 장신구를 보면 모르는 체하라는 이야기를 알고 있다.
하지만 타지에서 온 사람은 이야기가 다르다.
카페가 붐비던 화창한 봄날, 솔즈리드의 시골 마을에서 온 소녀가 의자 틈새에서 화려한 사파이어 귀걸이 한 짝을 발견했다.
소녀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재빨리 주워 주머니에 넣었다.
조용히 카페 밖으로 나간 소녀는 귀걸이를 꺼내 보고 크게 기뻐했다.
그때 등 뒤에서 누군가가 다가와 슬쩍 건너다보더니 말했다.

“이제야 보석이 제 주인을 찾은 것 같군.”

갑작스런 목소리에 소녀는 당황한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뒤를 돌아보았다. 소녀의 앞에는 키는 작지만 눈빛이 매서워 보이는 젊은 남자 한 명이 서있었다.

“누, 누구세요……?”

“아아, 걱정하지마. 네가 방금 주운 걸 뺏어갈 마음은 없으니까.”

놀란 소녀는 이 수상한 사내에게서 벗어나려 조금씩 뒷걸음질을 치며 말했다.

“방금 주운 거라뇨?”

“지금 너의 왼쪽 윗주머니에 들어있는 사파이어 귀걸이 말이야.”

소녀는 순간 헉, 하는 소리를 냈다가 이내 마음을 가라앉히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이 자는 좀 전의 카페에서부터 나를 뒤따라왔다는 것인가? 도대체 왜..? 귀걸이가 탐이 나서? 소녀가 복잡한 심정으로 이것저것 생각하는 동안 그 사내는 소녀는 아랑곳하지도 않고 무언가를 시작했다.

“여기는 보는 눈이 많으니 자리를 옮겨볼까…….”

말이 끝남과 동시에 펑하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열렸다. 허공에 떠있는 원형의 문과 같은 것. 그리고 그 너머로는 새하얀 백사장이 흐릿하게 보였다. 아니, 비쳤다고 하는 편이 옳을지도 모른다. 처음 보는 광경에 놀란 소녀가 멍하니 있을 때 그 남자는 소녀의 손을 잡고 문으로 뛰어들었다. 세상의 모든 문물이 모인다는 마리아노플이었지만 이러한 ‘문’은 마리아노플에서조차 흔한 것은 아닌 듯 갑자기 사라진 두 남녀의 모습을 보고 행인들이 모여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카페거리 장신구의 저주가 다시 시작됐다며…….

“으으, 어지러…….”

“이제 좀 정신이 들어?”

눈을 뜬 소녀의 눈앞에는 좀 전의 남자가 바다를 바라보며 서있었다. 잠깐, 바다..? 분명 좀 전까지 나는 마리아노플에 있었고 마리아노플 주변에 바닷가는 없는데? 소녀는 혼란스러워하며 남자에게 물었다.

“여, 여긴 대체 어디죠? 제가 어떻게 이곳에 있는거에요?”

소녀의 물음에 남자는 싱긋 웃더니 대답했다.

“여기는 이즈나 왕성 옆이야. 방금 우린 저승의 돌을 통해 공간이동을 한거고. 저승의 돌은 개당 80실버나 할 정도로 비싸지만, 이걸 사용하지 않으면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니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자신이 어떻게 마리아노플에서 마차를 타고도 사흘이나 걸리는 이즈나에 와있는지도, 또 공간이동이란 무슨 말도 되지 않는 소리인가. 공간이동은 옛날이야기로 들었던 누이여신의 배려로 모든 민족이 원대륙을 탈출할 때 사용했다는 것밖에 들은 적이 없는데 그러한 것이 실존했다는 말인가……? 그리고 일반적인 사람이 여신의 권능인 공간이동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니? 다른 것을 다 제쳐두고 설령 이 모든 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평민들이 기껏 일자리를 구해도 보름가까이 일해야 얻을 수 있는 금액을 이렇듯 쉽게 사용하는 이 남자는 대체 누구일까? 소녀는 가뜩이나 어지러운 상태에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자 금세라도 쓰러질 것 같았지만 정신을 가다듬고 사내에게 말했다.

“다른 걸 다 떠나서, 당신은 대체 누구죠?”

“누구라…….”

남자는 잠시 골똘히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내가 누구인지 알려주기 전에, 먼저 옛날이야기를 하나 들려줘야 할 것 같아.”

“옛날이야기..?”

소녀는 갑자기 튀어나온 이상한 얘기에 흥미를 느꼈다. 이런 상황에서 옛날이야기라니. 자못 엉뚱한 그 말을 듣자 왜인지 빠르게 뛰던 심장이 조금은 진정된 듯 했다. 이렇게 생각한 소녀가 고개를 조금 끄덕이고는 사내를 빤히 바라보자 그도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야기는 백 년 전에서 시작해.”

“백 년 전?”

“그래. 백 년 전. 당시 두왕관의 왕자비로 내정됐던 마리안 트리스테에 관한 이야기지.”

백여 년 전 마리안 트리스테는 자신들의 명예만을 중시하는 가문과 그녀의 아버지에게 염증을 느끼고 있었다. 특히 그녀의 오빠인 마르셀과 첫사랑이었던 음유시인 페트리크의 죽음은 그녀의 슬픔을 아버지에게 돌리게 되었고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결심한다. 그녀의 아버지가 원하는 대로 왕자비가 되어 아버지가 원하는 것을 얻었다고 생각했을 때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하는 것.

“모든 것을 잃어버려요?”

예상외의 말에 놀란 소녀가 눈을 크게 뜨고 반문했다.

“그래. 마리안은 왕자비로 내정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써 모든 걸 끝내려 했어.”

결국 마리안 트리스테는 복수에 대한 의지를 통해 왕자비로 내정되는데 성공했다. 노르예트 가문의 장자에게 결투에서 패하고 죽은 아들 마르셀이 가문의 명예를 실추했다고 여겼던 그녀의 아버지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재산의 1/3을 써서 당대 최고의 보석이라 평가받던 ‘태양의 심장’을 낙찰 받았고 그간 분노를 감추지 못했던 노르예트 가문의 최고급 유람선 ‘미리아닉’호를 대여해서 선상 축하 파티를 열었다. 그리고 그 파티 중에 마리안이 차가운 바다에 몸을 던짐으로써 그녀의 복수는 완료될 예정이었다.

“예정이요?”

“응, 결국 그녀는 몸을 던지지 못했어.”

“하긴……, 목숨을 끊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를 보며 남자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녀는 정말로 바다에 몸을 던지려고 했어. 그 남자를 만나기 전까진.”

“그 남자?”

“그래. 나의 증조부이자 고요한 비취의 마리아노플 지부 소속이었던 연 노정.”

“고요한 비취라면 동방 이슈바라의...?”

“잘 알고 있네. 하슬라의 베로에에 본부를 두고 류이진 대왕 이래로 동방 이슈바라 왕가를 위해 일하고 있지.”

“하지만 도대체 왜 동방 이슈바라 사람이 트리스테 가문의 축하 파티에……?”

소녀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소녀의 물음에 남자는 표정을 살짝 찡그리고는 답했다.

“이권 때문이야.”

“이권…….”

“지금은 없어졌지만 옛날엔 이니스테르의 특산품 중에 별무리 향료가 있었어.”

“아아, 저도 알고 있어요! 장미향이 굉장히 매혹적이라 수도에서 인기가 많았다면서요?”

처음으로 알고 있는 내용이 나오자 소녀는 반색하며 말했지만, 남자는 여전히 얼굴을 찡그린 채로 말을 이어나갔다.

“그래. 고요한 비취에서는 자금책 마련의 일환으로 이니스테르와 노르예트 가문과의 밀무역을 주도하고 있었어. 그런데 노르예트 가문과 적대적인 트리스테 가문에서 왕자비가 배출되자 조급해졌지. 혹여라도 트리스테 가문이 왕실의 힘을 업고 노르예트 가문의 무역을 중지하진 않을까 염려했던 거야.”

“그렇다면 조금 이상한데요? 아까 그분이 왕자비님의 자살을 막았다고 했잖아요? 하지만 애초에 자살을 막지 않았다면 그분의 목적은 달성되는 게 아니에요?”

“분명히 내 증조부가 받았던 임무는 마리안 트리스테를 사고사로 위장해 살해하거나 왕자비의 자리에서 쫓겨날만한 일을 만드는 것이었어.”

“그렇다면 그 분은 도대체 왜?”

“설마 마리안 트리스테가 왕자비로 내정을 받고 자살을 결심했을 줄은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지.”

그는 미리아닉의 선원으로 위장해 들어와 ‘잭’이라는 가명을 쓰며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하지만 파티가 지속되는 동안 주인공인 마리안은 항상 하객들에게 둘러 쌓여있었고, 선원인 그는 그녀에게 접근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하염없이 시간이 흘러가고 있을 때 드디어 그녀가 홀로 파티장을 나왔다. 화려했던 파티와는 달리 그녀는 어두운 얼굴을 하며 선수상 쪽으로 걸어갔다. 그는 선수상 끝까지 가서 한 마리의 새와 같이 두 팔을 벌린 그녀를 보며 그대로 밀어버릴까 고민을 했지만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주위의 시선을 대비해 친해질 계기를 만드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그는 그녀를 붙잡고 이렇게 말했다.

“조심하세요.”

아까의 어두웠던 얼굴과는 달리 그녀의 얼굴에는 약간의 기대감이 담겨있었다.

“이름이 뭐에요?”

그는 갑작스런 그녀의 물음에 당황했지만 잭이라고 둘러대고는 싱긋 웃었다. 마리안은 잭, 잭……, 이라며 몇 번 되뇌고는 역시 웃음을 머금은 채로 그에게 다가갔다. 한 발자국 씩, 성급하지 않게 서로에게 다가간 둘은 붉은 석양을 받으며 입맞춤을 했다.

그렇게 열흘 간, 미리아닉의 항해 내내 둘은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사랑을 나누었다. 시간이 흐르고 마지막 이별의 날 마리안은 그에게 그녀를 ‘로즈’라고 불러 달라 부탁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만은 마리안의 굴레에서 벗어난 한 명의 여인으로 남고 싶었기에. 그리고 이별의 선물로 미리 바꿔치기 해둔 진짜 ‘태양의 심장’을 그에게 주었다. 그 역시 그녀에게 푸르게 빛나는 사파이어 귀걸이 한 쌍을 선물로 주었다. 마리안은 일개 선원이 어떻게 이러한 귀중품을 선물할 수 있는지 의아했지만 고개를 끄덕이고는 소중하게 받아 귀에 걸었다.

“잘 있어요, 나의 사랑 잭.”

그렇게 미리아닉호는 이즈나항에 도착하고 마리안은 일행과 함께 이즈나로 떠났다. 홀로 남은 노정의 손에는 선상에서 그녀와 지내는 동안 미리 빼놨던 마리안이 직접 쓴 일기가 들려있었다. 마리안의 일기에는 그녀의 성장과정과 아버지에 대한 분노, 복수와 그와의 정사이야기까지 모든 것이 담겨있었다. 이 일기의 공개만으로도 마리안은 왕자비의 자격은커녕 목숨조차 유지하기 어려워질 터였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생겼어.”

“문제요?”

소녀가 그를 바라보며 의아하다는 듯 반문했다.

“그래. 내 증조부가 마리안을 진심으로 좋아하게 되어버렸던 거야.”

남자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말을 이어나갔다.

“…… 하지만 증조부께서는 잠시 고민을 했지만 결국 마리안의 일기를 출판해냈지.”

“그렇지만 그분은 정말로 왕자비님을 사랑하게 됐다면서요?”

“그래. 하지만 고향에 있는 가족들을 버릴 수는 없었으니까.”

“고향에 있는 가족과 왕자비님이 무슨 연관이기에……?”

이해가 되지 않는 전개에 혼란스러워진 소녀가 얼굴을 찡그렸다. 남자는 그런 소녀를 보고 빙긋 웃고는 다음 말을 이었다.

“동방에는 아직도 연좌제(連坐制)라는 게 남아있어.”

“연좌제?”

“응. 죄인에 대한 형벌을 죄인만이 아닌 그 친족에게도 부과하는 법이지.”

“하지만 그런 건 옳지 않아요!”

남자는 씁쓸한 웃음을 짓고는 잠시 바다 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지막이 한숨을 쉬었다.

“특히 고요한 비취와 같이 왕실의 직접적인 명령을 받는 곳에서 사익을 위해 명령을 거부하는 건 삼족을 멸할 수 있는 중범죄야. 왕에 대한 반역과 동일하게 치거든.”

이해할 수 없는 법에 화가 났는지 소녀는 입을 다문채로 그저 그를 바라보았다.

선상파티가 끝나고 일주일 여 뒤, 마리아노플에서는 큰 소란이 일었다. 현 왕자비의 친필 일기가 공개 출판 된 것. 심지어 그 안에는 왕자비로서는 품어선 안 될 마음가짐과 다른 남자와의 정사 관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 당연히 소식은 금방 두왕관 왕실에도 전해졌고 왕실의 명예에 먹칠을 했다는 이유로 마리안은 겨우 목숨만 부지한 채 왕자비의 자리에서 쫓겨나게 되었다.

그로부터 한 달여 뒤, 전 왕자비였던 마리안 트리스테는 대낮에 저택에서 납치되었다. 도시 내 경비병이 모두 동원되도 찾을 수 없던 그녀는 이틀 뒤 마리아노플 카페거리의 한 카페에서 목을 졸린 채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다.

“…… 사건 뒤 증조부가 알아본 바에 따르면 납치를 하고 살해를 사주한 사람은 그녀의 아버지였다고 해.”

“네? 그건 말도 안 돼요!”

“자신의 딸을 죽이라고 사주하다니, 당연히 믿을 수 없는 일이었지.”

“그런데 그걸 했단 말이에요?”

소녀는 자신의 딸을 스스로 죽이려고 하는 아버지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남자역시 같은 마음이었는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시 그녀의 아버지는 가문의 명예가 떨어진 걸 참을 수 없었다고 해. 겨우 떨어졌던 가문의 영광이 돌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끝도 없는 나락까지 떨어졌으니……. 그래도 자신의 딸을 죽이라고 사주한 걸 보면 제정상은 아닌 게 분명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말을 잇지 못하는 소녀를 바라보며 그가 말했다.

“그 뒤로 마리아노플의 카페 거리에는 장신구를 떨어뜨리며 다니는 유령이 나타났어.”

“유령이라면 혹시……?”

“그래. 마리안 트리스테의 유령이었지. 그리고 그 장신구를 만진 사람들은 하나같이 정신이 나가버렸고 어느샌가부터 마리아노플에서는 카페 거리에 떨어진 장신구를 줍는게 금기시되었지.”

“그렇구나..”

남자는 소녀에게 다가가더니 어깨를 붙잡으며 말했다.

“그런데 드디어 네가 나타났어. 그 장신구를 만지고도 아무렇지 않은 네가.”

“그래서 절 여기로 데려오신 건가요?”

“맞아. 너라면 그녀를 성불시켜줄 수 있을거라 생각했거든.”

소녀는 생각에 빠졌다. 솔즈리드 시골마을에서 나물을 캐고 젖소의 젖을 짜며 살다온 그녀가 그런 걸 할 능력이 있기는 할까……? 남자는 그런 소녀를 보며 잡은 손에 힘을 주며 격려했다.

“걱정하지 말고, 그녀가 더 이상 괴롭질 않길 바라며 바다를 향해 귀걸이를 힘껏 던져. 증조부와 그녀의 마지막 만남이 있었던 이곳에서.”

소녀는 귀걸이를 잡은 손에 힘을 꽉 쥐고 불행했던 왕자비 마리안 트리스테가 부디 다음 생에서는 행복해지길 빌었다. 그리고는 바다를 향해 귀걸이를 던졌다.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던 귀걸이는 석양빛을 받고 잠시 빛나더니 바다에 채 닿기 전에 연기가 되어 흩어져버렸다.

“어……? 사라져버렸어요!”

놀란 소녀가 소리 질렀다. 남자는 손에 쥐었던 힘을 풀고 그녀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고는 말했다.

“당연하지. 그녀의 진짜 귀걸이는 그녀의 무덤 속에 있을 테니까. 저건 단순히 그녀의 사념이 모여 만들어진 환상이었을 뿐…….”

남자는 말을 마치고는 품에서 한지로 싸인 물건을 조심스레 꺼내 소녀에게 주었다. 그 안에서는 그들을 비추는 석양보다 붉게 빛나는 커다란 보석 하나가 담겨 있었다.

“이건……?”

“태양의 심장이야. 한 세기 동안 사라진 걸로 알려졌던 대륙 제일의 보석이지.”

“그런데 왜 이걸 제게?”

“증조부의 유언이야.”

노정은 그녀가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것에 대해 항상 괴로워했다. 그리고 그가 죽을 때 후손들에게 유언을 남겼다. 자신의 뒤를 이어 고요한 비취 마리아노플 지부로 들어가 그녀의 원혼을 풀어달라고. 그리고 그 원혼을 푸는 사람에게 자신이 받았던 태양의 심장을 전해주었으면 한다고. 너무나도 간절했던 부탁에 그의 아들과 손자는 마리아노플 카페거리에서 그녀의 원혼을 풀어줄 사람을 기다렸고 그 기다림은 한 세기가 지나 남자에게까지 이어졌었다.

소녀는 남자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고개를 끄덕이고는 보석을 받아들었다. 석양빛을 받아 더욱 불게 빛나는 태양의 심장은 짧지만 강렬했던 백 년 전 그들의 사랑을 보여주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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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관과 연관시켜 글을 써보고 싶었는데 글만 길어지고 재미없는 내용이 되어버린 것만 같네요ㅠㅠ

그래도 오신 분들 모두 즐겁게 읽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

급하게 쓴면이 있어서 11월 2일 이벤트가 마칠 때까지 조금씩 수정해봐야겠네요~

참고로 이 글은 마리안의 일기 라는 세계관을 참조해서 쓰여졌습니다. 제 글이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분들은 참조하시면 될 듯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