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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옆집이 시끄럽다
얼마 전 이사를 온 페레 인듯한데 소란스러운 소리에 새벽부터 잠에서 깨어버렸다
궁금한 마음에 새로운 이웃을 만나러 어제 짜둔 우유 몇 병을 선물로 들고 집을 나섰다.

'욕조?'

검은색 꼬리를 가진 페레 여성 하나가 낑낑대며 커다란 인어 한 마리가 들어 있는 욕조를 집안으로 옮기고 있다

"저기 도와드릴까요?"

고개를 돌려 이쪽을 쳐다본 페레 여성은 앞발…. 아니…. 손으로 땀에 젖은 얼굴을 한번 훔치더니 혀로 털을 고르고는 그대로 손을 귀 뒤로 연신 쓸어 넘긴다.
매일 집안에서 잠만 자며 뒹굴고 있는 지난번 축제 때 받은 고양이가 크면 이런 모습일까?
털을 다 고른 후 내 손에 들린 우유병을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대답도 듣지 않고 우유를 한 개 집어 벌컥벌컥 마셔버린다.

"낚시 대회 우승 선물로 받은 거에요. 욕조만 필요했는데 인어까지 담아서 보내왔네요"

뒷말은 궁시렁대며 작게 중얼거려서 제대로 들리지 않았지만, 왠지 무시무시한 느낌이 든다.

"...인어라... 지능은 있나요?"

불안한 눈빛의 인어를 호기심있게 바라보자 그런 나를 보던 페레 여성은 다 마신 우유병을 건내주면서 어깨를 으쓱였다.

"글쌔요?.. 저도 자세히는 모르겠네요. 저도 인어는 처음 보니깐요"

어느세 한병더 들고 벌컥마셔버리는 페레 여성을 슬쩍보다가 욕조안의 인어를 바라보았다. 솔직히 인어는 나 자신도 처음본다. 이 근방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존재이니

이 마을 사람들도 전부 신기해할것이고 낯설것이다. 뭐 어떠랴 낚시 대회 우승으로 받았다고 하니 일단 저 페레 여성의 소유이니 나와 인연은 없다.

"그래서 이 인어를 어떻게 할건가요? 키울 거에요?"

"글쎄요 솔직히 키우기에는 크기가 부담되지 않아요? 생김새도 크게보면 구조가 인간과 다른것도 별로없는데"

"비상식량으로 납두면 좋을거 같긴 하네요." 라고 중얼거리며 날카로운 눈빛으로 인어를 바라보는 페레 여성을 보자 반사적으로 페레 여성의 앞을 막아섰다.

"아, 아니 잡아먹겠다니요. 그럴거면 차라리 저에게 파시죠 욕조만 필요하신다 하던데 이쪽이 더 좋지 않아요?"

이유도 모르는 다급함에 휩쓸려 말하자 페레 여성은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어느세 한병 더 해치운 우유병을 건내며 말했다.

"...뭐 공짜로 받은거 팔기는 뭐하네요 그냥 우유얻어먹은 값이라고 생각할게요 그냥 가져가세요 전 말대로 욕조만 필요했으니깐"

긍정적인 대답을 듣자 이 우유좋아하는 페레 이웃에게 나중에 우유좀 챙겨주겠다고 생각하며 노골적인 기쁜 목소리로 말했다.

"감사합니다. 나중에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시면 불러주세요"

".......뭘 이정도로, 우유 잘마셨어요. 아참, 그리고 조심해요 인어가 지금은 모르지만 위험할수도 있잖아요?"

다시한던 감사의 인사를 건내고 인어를 옮겨 갈만한 것울 가져오기위해 양해를 구하고 집에서 썩히고 있던 욕조만한 크기의 어항을 가져와 몇병 더꺼내온 우유병을 건내주면서 인어를 힘겹게 건내주고는 페레 여성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자

그녀가 떠나고 난 자리에 단둘이 남은 인어를 바라보았다. 어느세 잠들었는지 미동이 없다. 바라보니 미묘한 느낌이었지만 충독적인 선택이었어도 후회한 기분은 들지 않았다.

잠이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집안으로 옮겼다. 체구가 어린아이의 크기였기에 그리 크지않은 집에서 다행이도 크게 자리를 차지하지는 않았다.

"끼에에엑!!"

내려놓는 행동에 잠에서 꺤 모양인지 눈을 꿈뻑이며 소리를 냈다. 약간의 귀여운 면모가 보인거 같아 앞으로 잘 지내줬으면 하는 마음은 꾀 컸다.

그렇게 이틀이 지났다. 인어는 가끔 빠져나갈려고 하는 것인지 어항을 때려댔지만 소용없을 것이다. 저 어항은 방탄어항이니 왠만한 공격에도 끄떡없을것이다. 하지만 그러게 밖으로 나올려는 인어를 보면 연민을 느끼는것 같았지만 어쩔수 없었다.

저 인어는 풀어주면 주위사람이나 이웃에게 해를 끼치다가 사냥당할수도 있으니 이곳에 있는것이 안전하다.

인어를 집에 둔지 3일이 지났다. 경계심은 어느정도 사그라 든거 같았지만 그렇다고 아주 없는 것은 아니였다. 그래도 먹을 것을 주다가 최근 호박을 잘먹는 다는 것을 알고 내심 기뻤다. 젓소를 도축하고 호박을 심을까

5일이 지났다. 결국 결심하고 젓소를 도축하고 인어에게 먹여줄 호박을 심었다. 아버지에게부터 이어받은 일이었지만 뭐 어떠랴 싶었다. 결국 지금은 나의 텃밭이다. 조금이니 괜찮겠지

7일이 지났다. 어제 오랜만에 인어를 준 페레 여성이 찾아왔다. 우유를 사거나 얻으려고 온거같았지만 이미 젓소들은 전부 도축하고 호박밭으로 바꾼지 오래이다. 아쉬워 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나도 내심 미안한 감정이 들긴했다. 아, 인어에게 먹이를 줄시간이다.

9일이 지났다. 평소 알고지내던 사람들과 사이가 멀어진거 같았지만 반대로 인어는 이제 더이상 나에게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깊이 있는 눈빛에 빠져들거 같다. 이미 이 인어를 가족같이 생각된다.

11일이 지났다. 인어와 알고 지낸지 시간이 꾀나 지났는지 인어가 오늘 자신이 먹던 호박조각을 나에게 약간이지만 넘겨주었다. 기쁜 마음으로 다가가서 호박을 넘기는 손을 맞잡았다. 생각보다 따듯했다. 이번에 희귀하게 채집한 붉은호박을 주니 상당히 좋아했다.

13일이 지났다. 마을의 대부분의 밭을 상당히 사들여서 호박을 재배했다. 더 맛있는, 더 질좋은 호박을 제배하고 싶다. 아참, 인어의 몸이 생각외로 빠르게 성장해서 지금의 어항이 살짝 불편한거 같았다. 장인을 찾아가 주문해야겠다.

15일이 지났다. 마을사람들이 인어에 대해서 뭔가 떠들고 있다. 요즘 마을에 안좋은 일이 일어나는것을 전부 인어탓으로 돌리는것 같았다. 멍청한 것들 자신의 앞가림이나 더했으면 한다. 가끔 도를 넘어서는 사람을 불러 훈계를하자 소문은 점차 사라지는것 같았다.

17일이 지났다. 마을에서 누군가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소문은 더욱 흉흉해지고 몇몇은 귀신을 봤다는 소문도 들려왔다. 하지만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이다. 요즘 붉은 호박을 제배하는 량이 늘어났다. 기분이 좋고 인어도 마음에 들어하는 눈치이다.

19일이 지났다. 전쟁이 일어났다는 소식이 전해들었다. 원정대라는 조직과 관련이 있는것 같았다. 식량이 부족해지는거 같자 우리 마을을 노린다는 소문이들려온다. 몇몇의 마을사람들은 이미 이민간 사람들도 꾀나 많은것 같다.

21일이 지났다. 상당한 군대가 이 마을을 지나치는 경로로 진군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도망갈까 생각을 해봤지만 집에있는 인어가 걱정된다. 그냥 무사하길 빌었다.

23일이 지났다. 잔혹한 군대가 결국 마을에 당도했다. 거대한 나의 호박밭을 보고 양해라는 방식의 약탈을 하려고 한다. 그렇게는 두고볼수 없다. 어제 다행이 인어는 경운기로 옮겨 근처 바다에 숨겨두었다. 절대 찾지 못할것이니 적어도 인어는 안전하다.

26일이 지났다. 저항의 결과는 참혹했다. 수만은 식량과 호박은 뺐겼고 밭을 불탔다. 남아있던 노인들은 전부 차가운 시체가 되었고 젊은 사람들도 팔다리가 하나식 없어지거나 마찬가지로 시체가 되었다. 나도 다리 한쪽이 잘려나갔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목숨은 있으니 인어를 다시 볼수는 있다. 다만 호박을 더이상 줄수 없는것이 아쉽다.

29일이 지났다. 29일전 처음본 인어는 이제 성인여성만한 상태가 되었다. 얼굴은 여태 봐온 어떤 여성보다 아름다웠고 어떤 여성보다 꿀리지않는 매력을 발산했다. 지난기간 어느정도 대화를 알아듣는 인어에게 이 동굴 은신처에서 나가지 못하도록하고 어항을 깨부쉈다. 인어는 곁에서 나와 함께 했고 행복했다. 이런 행복감을 준 인어에게 좋은것을 먹여주고 싶었다. 다행히 마을을 나오면서 가져온 예전 기억이 안나는 이웃 여성에게 얻은 성장시간이 굉장히 빠른 호박씨를 심어두었으니 얼마뒤면 호박을 얻을수 있을 것이다.

30일이 되었다. 오늘 특별히 힘을 써서 붉은 호박을 얻었다. 인어는 기뻐했고 나도 기뻐했다. 인어가 호박을 손으로 잡아 뜯었고 나는 밤샌 피곤함에 눈이 감기는것 같았다. 인어가 호박을 먹는 소리가 들려왔고 그것을 자장가 삼아 눈을 감았다. 나에게 줄려는 것인지 나의 가슴에 손을 얹었다. 아아, 많이 먹어 난 괜찮으니깐 희미하게 뜬 눈에 비친 인어가 다시 손을 움직여 호박을 뜯었고 눈이 완전히 감겼다.




아침부터 옆집이 시끄럽다.

전쟁이 끝나 여신의 은총으로 대륙을 이동했던가? 결국 살아남아 자리를 잡았고 지금 충분히 행복하다.

그런 시기에 얼마 전 이사를 온 페레 인듯한데 소란스러운 소리에 새벽부터 잠에서 깨어버렸다

심심하게 키운 호박을 아침일찍 관리를 하고 집에 다시 들어갔다가 궁금한 마음에 새로운 이웃을 만나러 어제 만들어둔 음료 몇 병을 선물로 들고 집을 나섰다.

'욕조?'

검은색 꼬리를 가진 페레 여성 하나가 낑낑대며 커다란 인어 한 마리가 들어 있는 욕조를 집안으로 옮기고 있다

"저기 도와드릴까요?"

고개를 돌려 이쪽을 쳐다본 페레 여성은 앞발…. 아니…. 손으로 땀에 젖은 얼굴을 한번 훔치더니 혀로 털을 고르고는 그대로 손을 귀 뒤로 연신 쓸어 넘긴다.

매일 집안에서 잠만 자며 뒹굴고 있는 지난번 축제 때 받은 고양이가 크면 이런 모습일까?

털을 다 고른 후 내 손에 들린 음료병을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대답도 듣지 않고 과즙으로 만든 음료를 한 개 집어 벌컥벌컥 마셔버린다.

"낚시 대회 우승 선물로 받은 거에요. 욕조만 필요했는데 인어까지 담아서 보내왔네요"

뒷말은 궁시렁대며 작게 중얼거려서 제대로 들리지 않았지만, 왠지 무시무시한 느낌이 든다.

몇분 대화를 이어나가다가 들고온 음료병을 전부 건내며 말했다.

"이 음료 전부 드릴테니 이 인어 제가 키워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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