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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노플의 카페 거리에는 음산한 소문이 있다.
백여 년 전, 그곳의 한 카페에서 목이 졸려 살해당한 여자가 유령이 되어 떠돌며 구석진 곳에 장신구를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그녀는 본래 왕자비로 내정되었다가 납치를 당하는 바람에 명예가 훼손되어 꿈이 좌절되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납치가 아니라 사랑의 도피였을 거라고 추측하기도 한다.
마리아노플 시민이라면 카페 거리에서 떨어진 장신구를 보면 모르는 체하라는 이야기를 알고 있다.
하지만 타지에서 온 사람은 이야기가 다르다.
카페가 붐비던 화창한 봄날, 솔즈리드의 시골 마을에서 온 소녀가 의자 틈새에서 화려한 사파이어 귀걸이 한 짝을 발견했다.
소녀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재빨리 주워 주머니에 넣었다.
조용히 카페 밖으로 나간 소녀는 귀걸이를 꺼내 보고 크게 기뻐했다.
그때 등 뒤에서 누군가가 다가와 슬쩍 건너다보더니 말했다.

"시골 아가씨가 비싼걸 들고 다니네!"

소녀는 뒤를 돌아 봤다. 껄렁 거리는 마리아노플 건달들이 소녀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소녀는 깜짝 놀라서 반사적으로 불꽃 송이를 맨 앞에 있는 건달의 머리에 명중 시켰다. 이것을 지켜본 경비병들이 가만히 있을리가 없다. 소녀는 마리아노플 뒷 골목 쪽으로 도망치고 있었다.

"아가씨 이쪽이에요!"

누군가가 소녀의 손목을 잡고서 어귀진 골목 속에 있는 집으로 끌어 당겼다. 소녀를 잡아 당긴 여자는 굉장히 매혹적인 미모를 가지고 있는 신비스러운 여인 이었다.

"고마워요."

소녀는 신비스러운 여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지만. 여인은 도무지 인사를 받아줄 생각을 안하고 한쪽만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소녀는 '이제 가볼께요' 라는 인사말을 했는데, 그래도 여인은 창고의 한쪽 구석만 응시하고 있었다. 여인의 얼굴이 점점 일그러지고 있었다.

"저기요?.."

소녀는 여인을 불렀다. 여인은 자리에서 굳은 것 처럼 여전히 가만히 있었다.

"저 가볼께요!"

소녀는 창고 밖으로 나와서 길을 걸으면서,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사파이어 귀걸이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

"어?어?어?"

소녀는 깜짝 놀랐다. 설마, 창고에서 본 여인이? 아니야. 그럴리가 없어.

정말 아쉬웠지만. 소녀는 단념하기로 하고 마리아노플 번화가의 숙소로 갔다. 그런데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게 아닌가.

'에이 오늘 너무 힘들었나봐!'

소녀는 마리아노플 숙소에서 잠을 청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소녀는 채비를 하고 마리아노플에서 하얀숲으로 가는 마차를 타려고 준비했다. 하지만, 마차 시간이 많이 남아서 문뜩 그 창고로 가보고 싶어졌다. 소녀는 창고 문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끼.....이.....익'

어제까지만, 해도 이렇게 오래된 문은 아니었는데..? 소녀는 혹씨 잘못 찾아온 것은 아닌지 생각했지만. 이곳이 맞았다.

'헉!'

소녀는 놀랄수 밖에 없었다. 어제 소녀를 도와준 신비스러운 여인은 사파이어 귀거리를 손에 쥔 체 그녀가 응시하던 장소의 벽에 기대어 죽어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입가에는 알수 없는 미소가 번져 있었고, 눈은 부릅 뜨고 있었다.

소녀는 재빠르게 창고를 나와서 멀리 달렸다. 그때 바람결에 피어오르는 소리가 소녀의 귀를 자극했다. 처음 듣는 아주 날카로운 여자 목소리 였다.

"아이.. 아까워라......"

소녀는 등줄기가 오싹 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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