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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희

마리아노플의 카페 거리에는 음산한 소문이 있다.
백여 년 전, 그곳의 한 카페에서 목이 졸려 살해당한 여자가 유령이 되어 떠돌며 구석진 곳에 장신구를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그녀는 본래 왕자비로 내정되었다가 납치를 당하는 바람에 명예가 훼손되어 꿈이 좌절되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납치가 아니라 사랑의 도피였을 거라고 추측하기도 한다.
마리아노플 시민이라면 카페 거리에서 떨어진 장신구를 보면 모르는 체하라는 이야기를 알고 있다.
하지만 타지에서 온 사람은 이야기가 다르다.
카페가 붐비던 화창한 봄날, 솔즈리드의 시골 마을에서 온 소녀가 의자 틈새에서 화려한 사파이어 귀걸이 한 짝을 발견했다.
소녀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재빨리 주워 주머니에 넣었다.
조용히 카페 밖으로 나간 소녀는 귀걸이를 꺼내 보고 크게 기뻐했다.
그때 등 뒤에서 누군가가 다가와 슬쩍 건너다보더니 말했다.


이어지는 이야기

"누나, 그거 나 줘!"

한 소년이 소녀의 옷자락을 잡고 말을 건넸다. 소녀는 모른 체 했다.

"아니다, 그냥 달라고 하면 내가 양심이 없는 거니깐. 이 그믐돌 줄테니, 반반 나눠."

"응? 무슨 말이야? 그믐돌은 뭐야?"

소녀의 물음에 소년이 던진 대답은 아래와 같았다.

"이 그믐돌로 누나가 주운 귀걸이를 분해하잖 말이야. 어차피 주운 거니, 누나는 별빛 아키움 결정만 가져. 난 마력이 방출된 귀걸이로 대지 수식어 만들 거야."

소녀는 고개를 끄덕인 후 소년에게 그믐돌을 받았다.
소녀는 귀걸이를 분해했고, 소년에게 마력이 방출된 귀걸이를 건넸다.

"내가 만드는 거 보러 갈래?"

소녀는 소년이 마력이 방출된 대가의 귀걸이를 3개 모아서 갈무리하는 것을 보았다.

"자, 그럼 열어본다."

소년은 마력이 봉인된 대가의 귀걸이를 열었다.

"대지 나와라!!!"

하지만 대지는 나오지 않았다. 소년의 바람과는 다르게.

소년은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다시 흑진주부터 구해야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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