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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경
"이봐, 용사가 무슨 바느질이야? 정말 고향으로 돌아가는 거야?"
마지막 바느질을 끝낸 날 바라보던 동료가 물었다. 대답 대신 눈을 감고, 나는 그곳을 떠올렸다.
눈을 감자 떠오르는 아련한 공간의 기억이 그곳으로 바로 데려다 줄 것 같았다.
촌장님은 별일 없으실까? 그 소녀는 이 인형을 마음에 들어 할까?
새로운 문명을 찾아 모험을 떠나게 된 모든 것의 시작, 그곳으로 나는 오늘 돌아간다.
동료에게 손 인사를 건네고, 이지의 아들에 올라탔다.
"자, 이제 가보자!"
바다를 가르는 질주가 시작되었다.


생각해보니 이지의 아들은 너무 느렸다. 것멋들려 아무나 다있는 이지의 아들을 타다니, 한참 잘못된 생각이였다.
모험을 위해 만들었던 강력한 추진기가 달린 카어노르드 모험 쾌속정을 꺼내들고 다시 항해를 시작하였다.
그렇게 다시 항해하기를 몇일. 갈매기도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를 가르며 내가 시작했던 모험에 대해 생각을 해 보았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농부라는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던 내가 왜 용사가 되었는지.
그저 호박밭 한두개 늘려가던것에 즐거움을 느끼던 내가 왜 용사가 되었는지.


처음 기억나는 것은 제이크송? 이름도 이상한 어느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가 이 모든일의 원흉은 아니다. 또 그를 없앤다면 이 세상이 무너질지도 모르는 일이니..
모든 일의 원흉은 계속해서 이름을 바꾸어가며 존재하고 있다. 또는 여러 존재일수도 있을 것이다. 당장 내일 또 이름을 바꾸어버리고 숨어버릴지도 모르는 존재들.
이들이 정의의 철퇴를 받아야할 존재들이란 것은 분명하다.
지금은 아마 라이트 로드? 크레이지 로드? 둘중 하나의 이름으로 바꾸어 살아가고 있는것 같다.


그저 난 농부일 뿐인데 집에 장식할 책하나를 만들기 위해 무시무시한 던전으로 떠나게 한 사람..
농사일과 집안일로로 빠듯한 세상에서, 축제라는 것을 만들어 특정시간대에 먼길을 떠나게 만든 사람..
축제를 만든것은 좋지만 모든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축제였다. 지금 열리고 있는 이상한 진혼축제는 더더욱 가관이지.
저번 축제에서 만든 30마리의 냥이들이 무색하게 또다시 무작위로 나오는 고양이 바구니가 생겼다. 지금 집에있는 32마리의 냥이들이 더 늘어날것 같다..
사탕던지는 행사는 또 어떠한가. 한시간마다 진행되는것도 아니고 특정 시간대에 진행되어 일상에 지장을 주며, 이기기 위해 어깨빠져라 던지고있는데, 앞에서 멍때리며 큭큭대는 하이에나같은 작자들만 있을 뿐이다.
이대로 가서는 안된다. 어서 정의의 철퇴를 내려 이 세상을 바로잡아야 된다.


달콤한 보상과 허언에 이끌려 매일 문어를 잡으러 가며, 던전을 돌아서 용사소리를 듣고있는 나는 실상 아무 의미없는 용사일 뿐이였다.
모든일의 원흉들.. 피디라는 이상한 감투를 쓰고있으며, 항상 "접속률... 접속률..크큭" 이란 알아듣지 못할 말들을 되네이며 돌아다닌다는 이상한 존재들을 하루빨리 없야한다.
배를 돌려 이들이 서식하고 있다는 미지의 섬인 엑셀랜드를 찾아 떠난다.
언제 찾을지 모르겠지만 내 남은 인생을 쏟아부으리라.


내가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다른 용사가.. 아니 농부들이.. 아니 어부들이.. 모든 사람들이 뒤이어 이 일을 해줄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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