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우스의 기록
'파비트라 대 여제' 1화. 신대륙의 인물들
2014-02-14 10:33 조회 14943
하리하랄라야 제국의 여제.
오늘날 ‘대 여제’로 일컬어지고 있는 파비트라는 황제 샤미르 3세의 막내딸로 태어났다.
파비트라가 태어나기 전에 샤미르 3세는 두 명의 황후로부터 네 황자와 세 황녀를 얻었는데 이미 모두 성인이었다.
두 황후가 죽고 나자 샤미르 3세는 세 번째 황후를 맞아들였다. 그때 황제의 나이가 쉰아홉이었다.
이듬해, 황제의 60회 탄신일을 하루 앞두고 황녀가 태어나자 황제는 크게 기뻐하며 딸에게 파비트라, 즉 ‘귀한 선물’이라는 이름을 내렸다.
황녀이자 여덟째인 파비트라는 황위 계승과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사랑만은 넘치도록 받았다. 어린 파비트라에게 금지된 것은 아무것도 없는 듯했다. 황제의 식탁에 같이 앉아 간식을 먹었고, 황제의 정원에서 물놀이를 했고, 황제의 침대에서 낮잠을 잤다.
어느 날은 어린 황녀가 황제의 보관을 써보고 싶다고 조르자 황제가 선선히 허락하는 바람에 조신들이 모두 크게 놀랐다.
재상 베온이 황제께선 일곱 황자, 황녀들을 엄격하게 키우셨는데 어째서 파비트라만은 달리 대하느냐고 묻자 황제는 ‘나는 다른 자식들을 품으며 수십 년 동안 빛을 쬐어 주었는데 이제 파비트라에게는 그 절반도 쬐어주지 못할 테니 어찌 그 열이 뜨겁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자 베온이 그런 마음이시라면 일찌감치 파비트라의 혼처를 찾아 혼약을 맺어 놓으라고. 가문은 변경지역일수록 좋겠노라고 진언했다.
황제는 그 말이 옳다고 여겨 탑의 도시의 총독 기하르의 아들 이스밀과 황녀를 혼약시켰다. 그때 이스밀의 나이는 열다섯, 파비트라는 여섯 살이었다. 정식 혼례는 파비트라가 열다섯 살이 될 때 치르도록 정했다.
파비트라가 여덟 살이 되었을 때 황제가 승하했다. 태자가 황위를 이어 샤미르 4세가 되었다. 새 황제는 몸이 약한 데다 하나뿐인 아들도 일찍 죽었기에 자신과 어머니가 같은 셋째 황자 누로날을 태자로 책봉하려 했다.
그러자 둘째 황자 카타할이 반발했고, 그것을 기화로 계승에 대한 황자들의 알력이 본격화되었다. 거기에 맏황녀 카타니아와 샤미르 4세의 황후 샤헬까지 끼어들면서 황궁은 음모와 계략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그런 와중에 여덟 살 먹은 어린 황녀를 돌아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니, 오히려 여덟 살이라 목숨을 보전했다고 보아야 할지도 몰랐다.
4년 뒤, 카타할이 피살되고 카타니아가 서부로 도망치면서 다툼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카타니아가 탑의 도시에 숨었다는 소문이 퍼지자 황제의 측근들은 탑의 도시가 반역을 꾀할지도 모르니 파비트라와 이스밀의 혼약을 깨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일은 거의 성사될 뻔했다. 정체불명의 괴한들이 황궁에 침입해 파비트라를 납치해 가기 전까지는.
정황으로 보아 황녀를 납치한 자들은 탑의 도시에서 왔음이 분명했다. 샤미르 4세는 크게 노해 당장 파비트라를 돌려보내지 않으면 전쟁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통고했다.
그러나 기하르 총독과 이스밀은 황녀를 납치한 사실이 없다고 끝까지 잡아뗐다. 황제는 죄가 없다면 이스밀이 직접 황도로 와서 해명하라고 명했다.
이스밀은 혼자 황도로 가서 감옥에 갇혔다. 예상대로 해명의 기회 따위는 없었다. 황녀 대신 잡힌 인질일 뿐이었다.
이스밀은 1년이나 갇혀 있었고 그 동안 군대가 탑의 도시를 비롯해 제국 곳곳을 백방으로 수색했지만 파비트라는 흡사 땅 밑으로 꺼져버리기라도 한 듯했다.
본래 황제를 비롯한 파비트라의 형제들은 파비트라의 생사에 큰 관심이 없었다. 다만 불경하게도 황궁에 침입해 황녀를 납치한 자를 벌해야만 황가의 위신이 설 터라 수색이 1년이나 계속되었을 뿐이었다.
황제의 인내심이 다하자 마침내 파비트라는 죽었다고 공포되었고, 얼마 후 이스밀도 석방되었다.
이스밀은 탑의 도시로 돌아가는 대신 오스테라로 갔다. 그곳에서 바닷가를 뛰어다니며 물고기를 잡던 맨발의 파비트라를 다시 만났다.
황궁에 침입해 파비트라를 납치했던 자들은 과연 이스밀과 그의 심복들이었다. 이스밀은 어느새 스물두 살이었지만 선황제가 짝 지워 준 파비트라를 줄곧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어린 황녀가 내란 상태나 다름없는 황궁에서 계속 살아남기 어려우리라고 판단하자 위험천만한 납치와 의심을 풀기 위한 1년간의 감옥 생활마저 감수했다.
파비트라 역시 아버지가 정해준 남편을 따라가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어려서 자유를 누려보았기 때문인지 어촌 소녀의 삶에도 쉽사리 적응했다. 그 무렵 황녀가 작살로 물고기를 잡는 솜씨는 노련한 어부들 못지않았다.
2년 뒤, 이스밀은 선황제의 명대로 열다섯 살이 된 파비트라와 결혼식을 올렸다.
황녀가 비단 예복과 금관 대신 단순한 흰옷에 블루데이지 화관을 쓰고, 갈매기와 고둥을 포함해도 하객이 스무 명 남짓했다는 부분은 선황제의 예상과 다른 점이었다. 기하르 총독조차 참석하지 않았다.
그 후 이스밀은 파비트라를 오스테라에 숨겨두고 두 도시를 오가는 이중생활을 했다. 발각됐다가는 탑의 도시가 잿더미가 될지도 몰랐기에 비밀은 완벽히 지켜져야 했다.
기하르 총독과 이스밀이 얼마나 철저했던지 심지어 이스밀은 탑의 도시에서 가짜 혼례를 치르고 가짜 아내마저 두었다.
그러나 곧 때가 왔다. 몇 년 후 샤미르 4세마저 승하하고 누로날 1세가 즉위하자, 도피 생활 중이던 카타니아 황녀가 어떻게 알았는지 은밀히 파비트라와 이스밀을 찾아왔던 것이다.
카타니아는 누로날을 밀어내고 넷째 황자 아말을 황제로 만들자고 했다. 이 일에 기하르 총독이 힘을 빌려준다면 황도를 탑의 도시로 옮기고, 이스밀에게는 재상 자리를 주겠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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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몽
@아란제브
50레벨
전쟁 인도자
페레
1빠! 파비트라여제의 이야기가 나오는군!2014-02-1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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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동멍멍이
@델피나드
51레벨
강령술사
엘프
후웈...2014-02-14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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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니엘
@올로
53레벨
추적자
페레
퀘스트 중 파비트라 여제와 잠깐 이야기할 기회가 있지요. 꽤 인상적인 말을 통해 그녀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었는데, 파비트라 여제의 죽음이후 아슈바라는 네개의 지역으로 분열했죠. 시간이 흘러 변화한 제국의 상황을 플레이어에게서 전해들은 파비트라 여제가 시크하게 한 마디 합니다. "제국은 본래 분열하는 것이다."2014-02-1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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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를지으러아키에왔는데
@카페르나움
38레벨
애도의 악사
누이안
헉 흥미진진...!!!2014-02-1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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팅커밸
@루키우스
50레벨
현자
엘프
442014-02-1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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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니
@델피나드
50레벨
신비의 연주자
엘프
‘나는 다른 자식들을 품으며 수십 년 동안 빛을 쬐어 주었는데 이제 파비트라에게는 그 절반도 쬐어주지 못할 테니 어찌 그 열이 뜨겁지 않겠는가'2014-02-1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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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사
@이녹
52레벨
애도의 악사
하리하란
이스밀 멋진 남자*>_<*2014-02-1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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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객
@이녹
52레벨
은둔자
하리하란
@라라사 '라사이모누나사마' 다!!! >_<)b2014-02-14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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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디드
@키프로사
27레벨
첩자
하리하란
이맛에 아키 한다니까 ㅋㅋ 소설속에서 제3자의 관점으로 플레이 하는거....2014-02-15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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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호
@타양
50레벨
숲의 방랑자
엘프
좋아요..좋아요...2014-02-15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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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드폭스
@키프로사
51레벨
환술사
누이안
이왕이면 스토리 할때 제국의 세력도를 지도로 표시해줬으면 하는데2014-02-15 16:35
그리고 그 뭐냐 이즈나 왕가랑 초승달 왕좌 세력도도 표시좀
엘프의 세력도 말이죠 ㅇㅇ
드워프야 더 고맙고 -
뚜쉬뚜쉬
@루키우스
51레벨
흑마술사
엘프
헠헠 이스밀 캐릭 설정 쩌네요 헠헠2014-02-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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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엘프
@루키우스
50레벨
사제
하리하란
이야... 파비트라 여제 이야기 진짜 재밌네 ㄷㄷㄷ2014-02-16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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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소아
@이녹
50레벨
자연술사
하리하란
12영웅중에 안나온 영웅 써주세요~2014-02-17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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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망멜로
@하제
계승자 39레벨
그림자 검
하리하란
다음 업데이트가 기대되네요2020-03-21 11:29
감사합니다 -
당근
@하제
계승자 35레벨
생명의 춤꾼
하리하란
까망멜로
@하제
감상을 깨서 죄송하지만 이미 몇년전 다 나온 내용입니다... 새로나온줄알고 와봤더니 옛날글이네요.. 그래도 내용은 좋았었습니다 ㅎㅎ2020-03-22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