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제가 배에 대해 거의 무지하다는 걸 말씀드리고 시작할게요.
옛날 배는 돛이나 노로 이동했고 키로 방향을 잡았다. 이 정도가 저의 배에 대한 지식입니다.
그런데 어제, 아키의 비파범선은 타륜(조타륜)으로 조정하는데 실제 비파범선(판옥선)은 어떤 방식으로 하지? 란 질문을 받은 거예요.
나름 밀리터리매니아인 동생에게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직접 움직였지’란 대답이 날라오네요.
직관적으로 알아보기 쉽게‘그림을 내놔’라고 했지요. 방대한 서양배의 자료에 비해 형편없을 정도의 자료였습니다. 자기도 부끄럽다고 하면서 한참을 찾더군요.
따라서 아래의 자료는 두 아마추어들이 찾은 자료로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전문가 분들이 보완해주시면 감사하겠어요.

아키의 비파범선입니다.

실제 판옥선

우선 당연하겠지만 우리나라의 배에는 타륜이 없습니다. 영국에서는 1705년경에 처음으로 조타륜이 사용되었고, 그전에는 러더 스톡(키를 받쳐주는 수직의 축재)에 직접 연결된 수직 레버(틸러 tiller)를 좌우로 움직여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틸러를 이용하는 후자에 속합니다.

아래의 그림은 한선(韓船)대부분에 달렸던 키(전향타)의 그림입니다. 키와 연결된 막대기(?)와 손잡이가 보이지요?
그걸 잡고 키를 움직이는 겁니다. 선장님께서“우향으로 전진!”라고 명령하시면 키잡이꾼들이 영차영차하며 키를 조정하는 거예요.

데빌아 대답이 됐을까?

아 내용이 심하게 단촐하네요.
그래서 이것저것 찾아보다 재밌는 블로그를 찾았습니다.
http://blog.daum.net/woodenboat/10264910
링크 귀찮으신 분들을 위해 요약하자면, 타륜 돌리는 것은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낭만적이지도 여유롭지도 않았답니다. 죽어라 돌리지 않고 미적거리면 뒤에서 선배 선원분이 바로 머리에 갈쿠리를 날리셨다네요. 그리고 타륜은 18세기 중반 경부터 적용된 장치라 18세기이전의 배들에서 타륜을 본다면 그건 뻥이래요. 그 때는 틸러로 직접 조타하던 시절이라서요.

덧글에 비파범선이 일본 배 아니냐는 글이 있어 일본배를 올려봅니다.

앞의 배는 우리나라 대표 전함인 판옥선이고, 두번째 배는 일본 대표전함인 세키부네입니다.

아래는 우리나라의 키에 대한 자료입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봐주세요.

*우리나라 배의 키
전향타는 주로 민간 우리배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고물큰멍의 뒷쪽에 킷다리를 설치하는데 비해, 후향타는 판옥선과 같은 전함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고물멍에 앞쪽에 키다리를 꽂게 되어 있다. 전향타는 힘을 지지해주는 부분이 한 개라서 부러지는 경우가 있으며 이런 경우로 인해 낭패를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우리 배의 키는 치분이 폭에 비해 길이가 매우 긴 형태의 옥치가 사용된다. 키는 타축 또는 키다리(키대)와 치분으로 구성된다.

타축의 상단에 수직 방향으로 몇 개의 구멍을 뚫고 단단한 참나무를 둥글게 깎은 창나무라 하는 손잡이를 박는다. 창나무는 키의 방향을 조종하는 키의 조종간 역할을 한다. 키의 타축에 일정한 간격으로 뚫어 놓은 구멍에 창나무를 이동하며 꽂음으로써 키의 깊이를 조절하게 된다. 이러한 까닭에 우리 배의 키는 유격이 생기게 된다.
타축의 하단부를 날렵하게 가공한 뒤 그 위치에 치분을 만들어 연결하는데, 사용되는 수종은 질기고 강한 상수리과의 나무를 사용하고 나무못을 박아 키판을 부착 시킨다.
키는 '키대'를 좌우로 감싸 안아 키대가 벗어나지 않도록 고정해 주고, 키의 회전을 용이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 '기발'에 고정돼 있다.

우리 배의 키는 타축이 고물의 구조와 같은 방향으로 끼워 맞춰지고 기다란 키판이 저판 밑으로 깊게 잠길 수 있게 하고 있다. 이것은 요트의 센터보드(center board) 처럼 배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하여 심한 요동에도 무리 없이 항해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또한 낮은 수심을 지나가다 암초나 모래·갯벌에 키가 걸리더라도 저절로 빠져 올라가는 구조로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