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기계를 참 좋아 하십니다.

카카오스토리를 보면 온통 기계 작업한 내용을 올리시지요..

그러던 아버지가 노트북을 사셨습니다.

이유인 즉슨 3일전 제가 노트북을 사면서 아버지께 자랑을 하였습니다.

그게 원인이라면 원인인듯 합니다.

사실 아버지와 저는 그렇게 친한 사이가 아니라서 서먹서먹하지만 말싸움은 이따금 합니다.

그래서 한마디 말을 던지면 주거나 받거니 하시죠..

3일전 물 마시러 나오시는 아버지께 말씀드렸습니다.

"아버지 노트북 샀는데 괜찮은것 같아요?"

기계를 좋아하시는 아버지가 그냥 지나칠리 없었고 이것 저것 질문 하셨습니다.

"얌마 이거... 얼마 주고 샀어?"

"월급 나온거 그대로 여기에 부었어요. 170만원입니다."

"돈이 썩어 빠졌나보네. 돈 모아서 나갈 생각은 안하고 돈쓸 생각만 하고 이써어?"

"아버지도 스마트폰 좋아보인다고 사셨잔아요?"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얌마! 필요해서 사는거지 너도 가지고 있잔아? 이자식아"

말대꾸 하시면 싸움 날까봐 그날 전 아무말 안하고 조용히 화장실로 갔습니다.

어머니가 보셨지만

"니가 알아서 해라"

라고만 하시고 그냥 넘어가셨습니다..

3일후

아버지는 어머니 몰래 노트북을 사셨습니다.

마음을 먹으면 뒤를 안보시는 성격이셔서 후폭풍(어머니의 잔소리)를 생각 안하시는 분이시죠...

아버지가 조용히 저를 불렀습니다.

"야... 잠깐 와봐"

"아버지 노트북 사셨어요? 삼성꺼네? 삼성꺼 고장 잘 난데요.."

"넌 어디껀데?"

"델(DELL)요"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회사 노트북을 사아~? 삼성껄 사야지 삼성꺼를!"

"아니! 델 회사가 얼마나 좋은 회사인데요 외국계 대기업이예요!"

"어쨋건 간에 이 노트북이 얼마나 가벼운지 한번 들어봐. 니꺼와 차원이 달라아"

"아버지 성능이 틀리다니깐요 이건 게이밍 노트북이라 고사양 게임도 돌아가요"

"노트북으로 게임을 왜해? 쓰잘떼기 없이 무겁기만 하고"

"아버지도 게임하시잔아요. CD게임"

"게임 안한다. 난 영화 볼려고 산거야."

"컴퓨터도 고장났는데 데스크탑을 사셔야지 왜 노트북을 사셔서.."

"난 노트북이 편해서 산거다"

워낙 완고하셔서 말을 잇지 못하고 전 그냥 제 방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날 저녘...

밥도 못먹고 아버지와 어머니가 싸우는 소리를 밤 11시가 넘어서까지 들렸고

현관문 열고 닫히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아마 어머니에게 혼난 아버지가 나가신것 이겠지만 무서워서 나갈수가 없었습니다.

다음날 저녘 노트북은 그 자리에 없었습니다.

아직까지 아버지는 CD게임을 못하시고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십니다.

이따금씩 마트에 가시면 CD게임을 보시며 만지작 거리시다가 나오시죠...

총으로 쏘는 게임을 좋아하십니다.

스마트폰을 사신지 얼마 안되셔서 당분간은 컴퓨터 사실수는 없으실것 같습니다.

노트북으로 아키에이지를 하는데

"재밋냐?"라고 물어보시고 이따금씩 보시다가 방으로 들어가십니다.

기계를 좋아하시는 아버지 이따금씩 CD게임을 하시다가 저에게 물어보시는 묵뚝뚝하시지만 다정한 존경하는 아버지께

컴퓨터 한대 놔드리고 싶습니다. 도와주세요.

그리고 아버지 사랑합니다. 정말 실제직접 이말 하기가 정말 힘드네요...

김칫국 마시기는 싫지만 당첨되면 이 글 나중에 보여드리겠습니다.

아 그리고 한번씩 아버지 한테 칭찬을 해주세요.

티나게 말고

한번씩

"아버지 이거 잘사신것 같은데요"라든가 "이거 어떻게 하셨어요?오!"등등 감탄을 해주시면 어깨가 으쓱하십니다.

직접 용돈을 드리기도 하고 멀리 일하러 나왔을 땐 이렇게 고맙다는 문자도 주세요...눈웃음 이모티콘까지! ㅋㅋㅋㅋㅋㅋ

ㅎㅎ 용돈을 자주 못보내드리지만 담에는 자주 보내드릴께요...

그리고 어머니 몰래 쓰세요. 카카오스토리로 사신거 올리시지 마시구요.

감사합니다. 아버지에게 보시라고 했더니 놀라시더라구요. ㅋㅋㅋㅋ 앞으로도 좋은글 많이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