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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idna Roman's - 3 -

첫번째 장 [ 이제 시작이야 ! ]

지친 몸을 이끌고 피곤에 감겨오는 눈을 진정시키며 컴퓨터의 심장을 작동시킨다. 그렇게 괴랄한 음향은 귀를 간질이고 푸른LED의 불빛은 광채를 뿜어내듯 번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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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심장을 뛰기 시작한 컴퓨터가 감겨진 눈을 천천히 번쩍이며 익숙한 전자음과 함께 나를 맞이 해주었다.
익숙한 바탕화면과 작은 아이콘들 조금 뒤늦게 울려퍼지는 음악 무한반복으로 자동재생되는 두곡의 노래 그렇게 변함없는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되었다.
마우스를 움켜쥔 오른손은 익숙한 그립감에 심취하여 커서를 움직였고 왼손은 엔터를 눌러 거들뿐 Arche Age의 아이콘을 클릭하며 게임시작 버튼을 클릭했다.
게임이 로딩되는 동안 Arche Age의 홈페이지를 접속하여 가장 익숙한 키보드 자판을 하나씩 누르며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적어 넣고 로그인에 성공하였다.
그 쯤 모니터는 눈을 감으며 검은 화면으로 변하였고 그가 다시 눈을 떴을 때 늦은 밤
피곤한 몸으로 시작한 다른 하루의 세상이 펼쳐졌다.
여전히 귀찮은 로그인과 OTP의 조합 마우스 옆에서 졸고있던 핸드폰을 깨워 OTP 비밀번호를
알려달라며 재촉하듯 애플리케이션을 클릭하였고 잠꼬대를 하듯 보여주는 일회용 비밀번호
나보다 일찍 일어나 나를 깨워주는 그에게 미안하지만 Arche Age의 나로 하루를 시작하려면
그가 없으면 안되기 때문에 매일 이렇게 피곤하게 만든다.

두번째 장 [ loding complete but his arrest ]

그렇게 접속한 세상 따사로운 햇빛이 구름을 가르며 내려졌고 살랑이는 바람이 망토 뒷자락을 끌고 다니며 장난친다.
기분 좋게 접속했지만 금새 난 시무룩 해졌다. 광활한 바다를 헤치며 자유도까지 함께 해온 나의 포풍너구리 1호가 산산조각이 되어 대파된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애정을 가지고 만들고 한때의 내 지인들이 도움을 주어 만든 포풍너구리 1호를 되살려야 한다는 의무감과 절박함이 초승달 왕좌의 잡화상인을 찾아가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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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의 말은 내 가슴을 후벼파며 비명을 지르게 만들었다. 고작 나룻배 따위 밖에 살릴수 없다며 내게 절망을 주었다.
내 포풍너구리 1호가 다시 광활한 바다를 누비게 만들 수 있는 건 ‘곤의 한줌 모래시계’
그거 하나였다. 하지만 그가 내게 보여준건 ‘곤의 한 숟갈 모래시계’ 였다.
그렇게 내가 좌절하고 있을 때 경매장이라는 낯선 곳을 찾게 되었다.
그곳에는 나의 포풍너구리 1호를 살려줄 모래시계를 판매하고 있었고, 무려 4금이라는 거액을 투자하게 되었다. 돈이야 어떻게든 벌면 되겠지만 배는 수리하지 않으면 탈수가 없다는 생각이 컸다. 부들부들 떨리는 마우스 커서를 진정 시키며 모래시계를 포풍너구리 1호에게 벌컥이며 먹였고 그가 다시 살아나게 됬다는 시스템 메시지와 함께 나는 안도했다.

세번째 장 [ 출항 ]

벅찬 마음을 뒤로 한 채 그동안 바다를 누비게 해주지 못한 미안함에 초승달 왕좌에서 방금
살아난 포풍너구리 1호를 소환하여 올라탔고 익숙한 키를 양손으로 가득 움켜쥐고 서서히 앞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대파 되었던걸 금새 잊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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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과 초승달왕좌 항구에서부터 게임의 UI를 끄고 그냥 광활하고 허무한 바다를 돌아다니기 시작했고 아키에이지의 바다에는 고요함이 깊게 배여있었다.
얼마나 항해 해왔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냥 풍경에 심취해 와보니 내 주변엔 갈매기 떼가 지저귀며 주변을 빙글빙글 비행하고
그대로 멈춰진 포풍너구리 1호를 뒤로 하고 날틀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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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ing] 혼자만의 시간이고
바다위에 그냥 두둥실 떠 있는게 다지만 각박하고 촉박한 현실에서 사람들 눈치 보랴
업무에 치이고 피곤한 몸을 뉘이기도 힘든 삶속에서 잠시나마 누군가와 쉽게 대화할 수 있고 어딘가로 훌쩍 떠날 수 있는 이곳이 내게는 낙원이 아닐까 잠시 생각에 잠겼다.

네번째 장 [ 깊은 생각 ]

추운 겨울이 다가오고 몇 차례 눈도 내렸다. 이제야 정말 겨울을 실감하고 따듯한 차 한잔
마실 여유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정말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것이다. 누군가는 최고의 자리에 군림하고 싶어하고 누군가는 가축을 키우며 집을 가꾸고
또 누군가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배를 타고 훌쩍 바다로 떠난다.
현실에서는 하기 힘든 대부분이 가능한 이 세상이 우리들 플레이어에겐 감사할 따름이다.
하지만 게임도 사회라고 생각한다 상위 10%의 유저가 게임내 시장을 움직이고 다양한 컨텐츠를 독식한다. 경쟁이라는 의미 부여로 전쟁을 시작하고 권력이라는 변명으로 폭력을 행사한다. 이게 바로 사회와의 공통점이라고 생각한다. 한때는 선봉에 서서 학살을 하며 전쟁을 해온 나는 그 시간동안 참 재미있었고 나의 무용담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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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번째 장 [ 첫 무역과 생사의 갈림길 ]

지인들과 만든 첫 소형 범선을 이끌고 무역을 가던 그 들뜬 기분을 아직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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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4명이서 옹기종기 모여 등짐을 적재하고 하나씩 더 등에 메고있던 캐릭터들의 모습
하지만 그것을 탐내던 약탈자들 그때 당시 나의 파티에는 고작 만렙이 2명 40대 레벨이 2명
그게 전부였지만 약탈자들은 작살 쾌속정을 타고 6명이 몰려왔다. 지인들과 나의 첫 목표인 이즈나 소형 범선의 선체를 무자비하게 뚫어버린 작살들 서서히 움직임이 둔해진 범선의 키를 버리고 백병전을 치러야 했던 우리는 모든 면에서 부족했다. 그저 학살 당할뿐 이었다.
내가 해온 업보들 그것을 당해보고서야 알게 되었다. 일방적인 폭행 그리고 강탈
지금 이 글에는 시적인 표현이 조금 섞여 있을뿐 거짓은 없다.
망망대해에서 도둑맞은 등짐8개와 우리들의 첫 범선을 포기할순 없었다. 온화한 미소로 우릴 쳐다보던 누이아여신을 등지고 지인의 쾌속정에 뒤늦게 죽어버린 1명의 지인을 빼고 전부 탑승했다. 기다릴 시간따윈 없다고 생각한 우리들은 그대로 약탈자들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평소 고요한 바다는 기분 나쁘기 까지 했고 작은 쾌속정 조차 으르렁 거리며 질주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분노와 서러움의 감정이 교차하며 약탈자들을 찾았을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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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우리들의 범선에서 등짐을 자신들의 범선으로 옮기고 있었다.
그때 당시 나의 직업은 포식자 다른 한명의 지인은 애도의 악사 그리고 또 다른 한명은 저격자 이다. 3:6의 무모한 전투 그만큼 우리는 첫 무역을 첫 추억을 포기할수 없었다.
정말 다행이도 약탈자들은 등짐에 정신을 팔려있었고 서로의 플레이를 잘 알던 우리는 암묵적으로 움직였다. 포식자인 나는 은신을 애도의 악사인 지인은 선제 공격을 저격자인 지인은 모든 기술을 한명에게 집중시켰다. 정말 허무하게 적의 흑마법사가 죽었고,
사랑과 죽음을 절묘하게 쓰며 2명의 공격을 버텨준 애도의 악사는 그렇게 약탈자 한명과 함께 누이아 여신의 보살핌을 받으러 가게 되었다. 약탈자들의 의지는 참 대단했다. 3명이 우리들 3명을 막고있을때 다른 3명은 마지막 등짐을 옮기고 자신들의 동료가 떨구고간 등짐을 습득하기 위해 저격자인 지인에게 달려들었다. 정말 지금이 아니면 안된다고 생각됬고
은신 상태를 유지하며 후방에 있던 천 캐릭터를 암살하듯 누이아 여신의 품으로 보냈고
끝까지 저항하던 저격자는 애도의 악사가 깍아놓은 다른 한명의 약탈자와 함께 싸늘한 시체로 나뒹굴었다. 남은 2명의 약탈자들 그렇게 서로 대치하고 있을때 원정대 채팅은 난리가 났다. 정말 광속으로 채팅창은 올라갔고 그들의 말은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심장이 두근거리며 물러서기를 시작한뒤 날틀을 펼쳤다. 그들과의 거리가 멀어졌고 당황한 약탈자들은 나를 쫓아 왔지만 은신으로 다시 몸을 감추고 있던 나는 수중으로 들어가 야성 위주의 스킬을 쓰던 한명의 약탈자에게 죽음을 선사했다. 내게 남은 체력은 고작 20%도 안되었고 아끼던 포션들을 마구잡이로 집어삼키며 같은 포식자로 보이는 적에게 사정없이 두들겨 맞았다. 스턴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에 인내를 가지고 견딘 결과 지속적인 힐의 효과가 있던 포션이 나를 살렸다. 정말 웃긴건 그 포션조차 지인들에게 받은 포션이었다.
이래서 인생도 게임도 사람은 혼자서는 못사는거다. 그의 스턴 기술을 버텨낸 나는 카운터를 넣는데 성공했고 그렇게 치열한 전투를 끝내나 싶었다.
하지만 다시 한번 반격에 성공한 약탈자는 빈틈을 내주지 않았다. 정말 일촉즉발의 상황 서로의 체력은 이제 얼마 없다. 모든게 한번의 연계기로 끝나는 동귀어진의 사태다.
그 상황에서 난 스턴기를 얻어 맞아 아무것도 할수 없었고 결국 포기하게 되었다.
정말 멍해진 상태에서 내게 닿은 음표 몇 개 그리고 온몸을 뒤덮는 빛들 급격히 차오르는 체력 활기까지 도는 기분이었다. 당황한 약탈자는 마지막 결정타를 내게 내리 꽂았지만 체력이 줄어드는 순간 한발의 화살이 그를 주님곁으로 보내주었다. 나와 함께 무모하게 뛰쳐든 지인들이었다. 그들의 캐릭터는 무표정 이었지만 정말 바보같이 웃고있던걸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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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낯선 한 사람 내 지인들에게 배를 빌려준 선주이다. 지인들의 자초지종에 그는 배를 빼앗기듯 싶이 따라왔다고 한다.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아무렇지 않다고 재미있었다며 자신의 배를 역소환 하고 아련한 공간의 기억을 시전하고 사라졌다.
정말 내겐 잊지 못할 순간이다. 벌써 몇 개월 전 이야기지만 그들과의 첫 무역이 이렇게 험난했다. 우리의 벅찬 감정을 잠시 억누르고 물질적인 이득을 챙기기 위해 바다위에 부표 마냥 둥실 둥실 떠다니는 등짐부터 챙기기 바빴고 숨죽이며 자유도로 들어가 아무런 피해 없이 무역품을 판매하는데 성공했다. 누구하나 한마디 없이 아련한 공간의 기억으로 초승달 왕좌로 귀환하게 되었다. 모두의 로딩이 끝난 뒤 이어지는 화포 정말 기쁘다기 보다는 놀라웠다.

마지막 장 [ 회상을 접으며.. ]

게임이라는 것으로 이렇게 까지 벅찰 수 있고 사람을 신뢰하게 될수 있다는게 놀랍고
고마웠다.
한편의 영화를 보며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기분으로 그들과의 대화는 이어졌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그들은 현재 자신의 현실을 살며 바쁘게 살아가고 있겠지 라는 생각을 끝으로
첫 번째 나의 추억을 덮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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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함께해주세요. Welcome to O U R]


복귀유저의 설움? 신규유저의 외로움?! 올드유저의 사건사고들?! 내 이야기가 수필이 된다면?!?!
내 스샷이 이야기의 배경이 되고싶다면?!
전부 좋습니다!!
여러분의 이야기를 okidnaur@gmail.com 우리 our의 공용 이메일로 보내주면 감사하겠습니다.
메일을 보내실 때 순전히 기자의 편의를 위하여 제목에 [검성] 이라고만 적어주셔도 메일 분류가 쉽습니다.
저 혼자만 사용하는 메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점은 꼭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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